유가 13% 폭락·글로벌 증시 반등…트럼프 새벽 SNS에 시장 뒤집혔다

개장 전 오전 7시 5분 트루스소셜 메시지에 유가 2주래 최저
대문자 메시지로 '강한 신호'…"5분 만에 방향 전환"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2026.3.23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국제유가가 10% 넘게 폭락하고 글로벌 증시는 반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메시지 한 건에 급격히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23일 오전 7시5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매우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이란과의 협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게시글은 전체를 알파벳 대문자로 작성한 형태로, 긴급성과 확신을 강조해 시장에 강한 신호를 보내려는 트럼프 특유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해석된다.

아침 7시5분 메시지…유가↓·증시↑, 전형적 리스크 완화 랠리

트럼프 메시지가 올라온 직후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개장 전 거래에서 유가는 13% 넘게 급락했고, 미 국채 금리는 빠르게 하락했으며, 주식 선물은 급등세로 전환됐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트럼프의 입장 변화가 5분 만에 촉발한 랠리"라고 평가했다. 마르코 파픽 BCA리서치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이번 발언은 트럼프가 실물경제가 벼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631포인트(1.38%) 상승했고,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1% 이상 올랐다. 글로벌 주식 지수(MSCI)와 유럽 STOXX600도 동반 상승했다.

유럽 증시도 낙폭을 빠르게 되돌렸다. 범유럽 STOXX600 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에서 반등해 0.6% 상승 마감하며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회복 흐름에 동참했다.

유가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WTI도 80달러대 후반까지 밀려 2주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채권시장에서는 미 국채 금리가 4~5bp 하락했고, 달러도 약세로 전환됐다.

"누구 말을 믿나"…랠리 힘은 제한

다만 상승세는 장중 일부 꺾였다. 이란 측이 협상 사실을 즉각 부인하면서 시장의 낙관론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팀 그리스키 잉걸스앤스나이더 수석 전략가는 로이터에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알 수 없지만 협상 시도가 시장 낙관론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스티븐 잉글랜더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G10 외환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에 "시장은 최악이 끝났다고 보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초기 급등 이후 상승폭이 줄어든 점을 두고 트럼프 발언만으로 전쟁이 쉽게 종결되기는 어렵다는 회의론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파이퍼 샌들러 앤드 컴퍼니의 수석 투자 전략가 마이클 칸트로위츠는 "진실은 인식의 문제"라며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는 불확실성에 불확실성을 더했지만 약세 세력의 공세로 인한 시장 하락을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든 오락가락하는 행보는 시간을 벌어주며, 좋든 나쁘든 시장의 과도한 자신감을 억제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