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쟁 끝나도 국제 에너지 시장 정상화에 최소 4개월"

이코노미스트 "원유 생산·수송·가공 모두 정상화에 수개월 걸려"
즉시 종전해도 올해 세계 원유 생산, 계획량의 약 3% 감소 전망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의 지도 앞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원유 시설과 원유 배럴 모형이 놓여 있다. (자료사진) 2026.3.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전쟁이 즉시 끝나도 세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적어도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요구한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에 응해도 세계 석유 및 가스 시장은 수개월간 공급 부족 상태가 지속되어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협 재개방 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걸프 지역 생산국들이 생산량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해야 하고 △선박들이 원유 등을 해외 정유소로 수송할 수 있어야 하고 △해당 정유소가 이를 사용 가능한 연료로 가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걸프 국가들은 이미 원유 생산량을 하루 1000만 배럴로 줄였다. 이는 전 세계 총생산량의 10%, 전쟁 전 수준 대비 40%에 해당하는 규모다. 설비 점검 등을 거쳐 생산량을 정상으로 되돌리려면 2~4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액화천연가스(LNG)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전 세계 LNG 공급량의 약 5분의 1을 담당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시설은 지난 2일 이란의 드론 공격 이후 가동이 중단됐다. 라스라판의 피해가 덜한 시설도 운영 재개에는 수주가 필요하다.

해외 정유소로의 수송도 쉽지 않다. 현재 페르시아만에 갇힌 선박은 약 480척이다. 이들 선박은 전쟁 중단 이후에도 안전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항만과 설비 피해 복구, 전쟁 보험료 급등 등으로 원유 운송 정상화가 더 지연될 수 있다. 부두나 하역 설비 수리는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특히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있는 상당수의 유조선이 지금의 항해를 끝내고 다시 중동으로 돌아오는 데 최대 90일이 걸릴 수 있다.

정유 단계도 정상화에는 시간이 걸린다. 원유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한 아시아 정유사들의 총처리량은 약 8% 감소해 하루 300만 배럴이다. 이들이 재가동하려면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릴 수 있으며, 이는 LNG 재기화 시설도 마찬가지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종전이 즉시 실현되더라도 에너지 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화되기까지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 결과 올해 전 세계 석유 생산 계획량의 약 3%가 줄어들게 된다. 카타르가 지금 당장 LNG 생산을 시작하더라도 올해 생산량은 수요 대비 4% 부족할 전망이다.

원유 공급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이후에도 몇 주간 감소하면 공급 불안과 재고 감소로 인해 비축량이 적은 국가들에서 사재기와 가격 급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전쟁의 영향이 겨울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