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못 타겠네"…'코로나급' 유가 급등에 항공료 줄인상

세계 주요 항공사, 항공권 가격 인상·노선 감축 돌입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에 맞선 이란의 보복으로 중동 하늘길이 사실상 마비된 가운데 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전광판에 아부다비행 항공편 결항 문구가 표시되고 있다. 2026.3.5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비용이 급증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권 가격 인상과 일부 노선 감축에 나서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사들은 최근 급등한 항공유 가격으로 수억 달러 규모의 추가 비용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위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에너지 시장을 넘어 글로벌 항공 수요와 운영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미국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3월 한 달에만 최대 4억 달러의 비용이 추가됐다"며 "업계 전반이 운임 인상을 통해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역시 1분기 연료비 증가로 약 4억 달러의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노선 감축도 현실화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항공(SAS)은 항공유 가격의 "급격하고 돌발적인 상승"을 이유로 일부 항공편을 줄이기로 했다. 회사 측은 "유럽 항공 시스템 전체가 연료 충격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쟁은 항공업계 전반에 복합적인 충격을 주고 있다. 미사일과 드론 공격 우려로 중동 주요 영공이 폐쇄되면서 항공편 취소와 우회 운항이 이어지고 있다.

항공유 가격은 특히 큰 부담이다. 유럽 지역 항공유 가격은 전쟁 이후 두 배로 뛰었고, 아시아에서도 약 80% 상승했다. 항공유는 인건비 다음으로 큰 비용 항목으로, 통상 전체 운영비의 20~25%를 차지한다.

공급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과 태국이 항공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베트남 당국은 4월부터 항공편 감축 가능성에 대비하라고 경고했다.

실제 공항 운영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는 전쟁 초기 2주 동안 약 8만6000명의 승객이 결항 영향을 받았고, 중동 노선의 3분의 1만 정상 운항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비용 증가를 운임에 반영하고 있지만 소비 심리가 약화된 상황에서 가격 인상 폭을 두고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어프랑스-KLM은 장거리 노선 운임 인상을 발표했고 일부 항공사는 유류할증료를 도입했지만, 이는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