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재앙적 시나리오"…이란전, 글로벌 공급망·금융 전방위 타격
NYT "산업·실생활 강타…장기화시 재앙, 빨리 끝나도 영향 지속"
유가 상승, 유럽에 타격·푸틴에 희소식…중앙은행도 딜레마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에 있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이란 전쟁의 충격이 우크라이나 전쟁,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흔들리던 세계 경제에 또 다른 타격이 됐다고 분석했다.
전쟁의 여파는 세계 각국의 가정과 기업을 뒤흔들고 있으며, 그 영향은 얼마나 오래갈지도 불확실하다.
세계 각지에서 유가 상승은 농업에서 바이오, 반도체까지 광범위한 산업 분야와 실생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인도에서는 연료가 부족해 화장장이 문을 닫고, 미국 캔자스주에서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6%를 넘고, 베트남 하노이의 주유소가 '품절' 안내판을 붙이고, 북미와 유럽 등에서 비료 비용이 급등해 농가의 부담이 커졌다.
미국 에너지부에서 근무한 전직 외교관 데이비드 골드윈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해 "이번 사태는 정말 큰일"이라며 "모두가 두려워하던 비상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석유·가스 기업 사우디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최고경영자(CEO)는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세계 석유 시장과 글로벌 경제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더라도 그 영향은 더 광범위하고 오래갈 수 있다. '펌프에서의 패닉: 1970년대 에너지 위기와 미국 정치의 변혁'의 저자 메그 제이콥스는 지난 1973~1974년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 조치 이후 유가가 10년 내내 높이 유지됐고, 미국 등이 자체 원유 개발에 나서면서 결국 아랍 국가들의 독점적 지배력 붕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쟁도 예상치 못한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이콥스는 이번 전쟁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더 대담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가 상승은 러시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겨우 러시아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유럽 국가들은 새로운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특히 독일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을 가진 국가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더욱 취약하다.
각국의 중앙은행도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이는 노동시장 악화와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카르스텐 브레츠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상승이 인공지능(AI) 기업 등 기술주 중심의 주식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이 전쟁을 통해 서반구에 집중하겠다는 '돈로주의'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미국을 세계적 영향력을 가진 초강대국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정치적·경제적 목표 달성을 위해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영국 시장 분석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시어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움직임이 "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진단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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