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격화에 유가 100달러 재돌파…나스닥 2% 급락·달러 강세(종합)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IEA "역대 최대 공급차질"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트레이더들이 장중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2026.3.12ⓒ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의 유조선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또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산되며 세계 증시는 하락하고 채권금리는 상승했다.

12일(현지시간) 글로벌 증시는 중동 전쟁 격화와 유가 급등 여파로 휘청였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각각 약 1.5%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는 1.8% 떨어졌다.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은 0.6% 하락했고 MSCI 전 세계 지수는 1.5%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9.2% 오른 배럴당 100.46달러로 마감하며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9.7% 상승한 배럴당 95.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며 전쟁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이후 약 38% 상승했고 올해 들어서는 약 60% 가까이 오른 상태다.

이란이 걸프 지역 유조선 공격을 확대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의지를 밝히면서 중동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국영 방송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를 실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이라크 해역에서는 폭발물을 실은 보트가 연료 운반 유조선 두 척을 공격해 최소 1명이 사망했고 컨테이너선 한 척도 파편에 맞아 화재가 발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중동 전쟁이 "세계 석유 시장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IEA 회원국들은 시장 안정을 위해 총 4억 배럴 규모의 전략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시장의 공급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미국 정부도 대응책을 검토 중이지만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미군이 현재 유조선 호위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다고 인정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장기화할 경우 통화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모니카 게라 미국 정책 책임자는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주식시장 변동성은 역사적으로 단기간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연준의 정책 대응이 더 복잡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반영되며 금리가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약 4.26% 수준으로 올라섰고 2년물 금리는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과 일본 통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1.151달러 수준으로 하락했고 달러는 엔화 대비 159엔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 전반에 인플레이션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XTB의 캐슬린 브룩스 리서치 디렉터는 "유가가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물수록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인플레이션 충격은 더 크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