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격화에 혼조…유가 4% 급등·사모대출 불안 압박[뉴욕마감]

다우 -0.6% S&P 약보합 나스닥 강보합

뉴욕증권거래소(NYSE) 아메리칸(AMEX) 거래소에서 선물·옵션 트레이더들이 거래하고 있다. 2026.2.9ⓒ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뉴욕증시가 이란 전쟁 격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속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시장은 예상에 부합한 물가 지표보다 중동 정세와 유가 급등 가능성에 더 크게 반응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89.24포인트(0.61%) 하락한 4만7417.27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5.68포인트(0.08%) 내린 6775.80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19.03포인트(0.08%) 오른 2만2716.14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시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행동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상황에서 선박 공격을 이어가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을 확대했다고 밝혔고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전략비축유 4억 배럴 방출에 합의했지만 투자자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 브렌트유는 4.8% 상승했다. 이란 군 수뇌부가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며 물가 상승세가 비교적 완만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재 연간 CPI 상승률은 연준 목표치(2%)에 약 0.5%포인트 이내로 근접한 상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 지표가 이란 전쟁 이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자산운용사 케이터 그룹의 매튜 키터 매니징 파트너는 로이터에 "지금 같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시장은 어떤 방향이든 신호를 갈망하고 있다"며 "부정확한 정보나 루머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가 상승이 소비자 지출에 미칠 영향이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유가 급등에 따른 물가 압력과 고용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호라이즌 투자서비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단어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며 "연준은 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보다 고용 상황을 더 우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업종이 2.5% 상승하며 가장 강한 흐름을 보였고, 필수소비재는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오라클이 2027년 매출 전망을 상향 제시하면서 주가가 9.2% 급등했다. 인공지능(AI) 투자 붐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반면 사모대출 시장 긴축 우려도 부각됐다. JP모건이 사모대출 관련 일부 대출 가치를 하향 조정하고 해당 부문 대출을 강화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레스 매니지먼트는 4.8%, 아폴로 글로벌은 1.9% 하락했다. 캠벨 수프는 연간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관세 영향에 따른 하반기 압박을 경고하면서 주가가 7.1% 급락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