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베테랑 야데니 "美증시 올해 멜트다운 확률 20%→35% 상향"

유가 100달러 돌파에 인플레 충격 우려…"S 공포에 약세장 가능"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이란 전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미국 증시가 급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월가의 베테랑 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최근 투자노트에서 올해 남은 기간 주식시장 붕괴(meltdown) 가능성을 35%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전망치인 20%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 약세장(bear market) 으로 분류한다. 낙폭이 30~40% 이상 급락하며 금융 시스템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는 상황을 '멜트다운'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투자자 기대 심리에 힘입어 시장이 급등하는 이른바 '멜트업(meltup)' 가능성은 20%에서 5%로 낮췄다. 야데니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이 가계 소비를 압박하고 기업 이익률을 떨어뜨리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경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이날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폭등세다. 유가 급등 여파로 주식과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야데니는 "현재 미국 경제와 주식시장은 '이란과 단단한 바위 사이'에 끼어 있는 상황이며 연준 역시 마찬가지"라며 유가 충격이 지속될 경우 물가 상승과 실업 증가 위험 사이에서 정책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전쟁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는 19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은 에너지 충격이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을 동시에 초래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 같은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1973년 오일쇼크와 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이 결합된 형태의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와 엔화, 스위스 프랑, 금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아시아 거래에서 S&P500 선물은 2% 넘게 급락하며 미국 증시에 추가 하락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헤지펀드들도 최근 미국 주식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야데니는 기본 시나리오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을 이어가는 '포효하는 2020년대(Roaring 2020s)' 시나리오의 확률을 올해 말까지 60%로 제시했다.

장기적으로는 이 시나리오가 이어질 가능성을 85%로 보고 있으며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 재현 가능성은 15%로 평가했다.

야데니는 "투자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하면 약세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