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부채 50경원 육박 '사상 최대'…"국방비·AI 투자 확대 탓"

작년 각국 부채 4경 증가…팬데믹 이후 최대 증가폭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 2025.05.0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지난해 전 세계 부채가 348조 달러(약 49경 5600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 정부의 방위비 확대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급증한 것이 주요 배경으로 지목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각국의 정부, 기업, 가계 부채를 합산한 지난해 세계 부채가 28조 8000억 달러(약 4경 1000조 원) 증가해 348조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연간 증가폭이다.

IIF는 각국 정부의 국방·안보 지출 확대가 지난해 부채 증가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증가분의 10조 달러 이상을 정부가 차지했고, 그중 미국, 중국,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차지했다. 또 AI 및 첨단기술 분야 투자도 부채 확대에 상당 부분 기여했다.

부채 총액은 늘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약 308% 수준으로, 5년 연속 하락했다. 다만 IIF는 비율 하락이 전적으로 민간 부문의 부채 부담 감소에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부 부채는 GDP 대비 비중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신흥국의 경우 GDP 대비 부채 비율이 235%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웬티포자산운용의 고든 섀넌 펀드매니저는 이번 수치를 두고 "시장이 기업들의 AI 관련 채권 발행에 주목하고 있지만 실제로 채권 공급을 주도하는 것은 정부"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고 말했다.

IIF는 향후 국방비 지출 확대, 금리 인하, 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 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부채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유럽의 부채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IIF는 유럽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 속에서 방위비를 확대하면 2035년까지 일부 유럽 국가들의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8%포인트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NATO) 유럽 회원국들에 국방비를 GDP의 5%까지 늘릴 것을 요구했으며 미국 방위비도 2027년까지 약 1조 5000억 달러(약 2100조 원)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중국·브라질·멕시코·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도 정부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 IIF는 신흥 시장이 2026년 9조 달러(약 1경 2800조 원) 이상의 부채 만기가 돌아오는 등 사상 최대의 상환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