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총재 "관세 불확실성 해소돼야…무역엔 명확한 규칙 필요"

CBS 페이스더네이션 인터뷰 "중앙은행 독립성" 강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6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0.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글로벌 무역을 둘러싼 관세 불확실성이 미국과 유럽 경제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조속한 정책 명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22일(현지시간)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 인터뷰에서 "무역과 투자에는 도로 규칙처럼 명확한 규칙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소송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를 무효화한 뒤 새 관세 조치가 발표되면서 전세계 무역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무역 참여자들이 익숙해졌던 균형을 다시 흔드는 것은 분명히 사업 활동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 체결된 미·EU 무역 합의가 단순히 '전 품목 15%' 구조가 아니라 일부 면제와 예외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기존 합의 틀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미 대법원의 관세 무효화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수입하는 품목에 대해 10%의 임시 관세를 발표했고, 하루 만에 이를 15%로 인상했다.

관세 부담의 귀착에 대해서 라가르드 총재는 "일부 수출업체가 부담을 떠안았지만, 상당 부분은 미국 수입업체를 거쳐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진단했다. 수입업체들이 마진을 줄여 일부를 흡수했지만, 한계에 이르면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 독립성의 중요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금리 결정과 물가 안정, 금융 안정은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통화정책 효과는 6개월에서 2년 후에 나타나는 만큼 단기 정치 일정과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조사 논란과 관련해 그는 중앙은행 독립성을 지지하는 국제 성명에 서명한 바 있다.

오는 5월 파월 의장 후임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지명된 가운데 라가르드는 특정 인물에 대한 평가는 피하면서도 "법치와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통화정책의 핵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자신에 대해서 제기된 조기 사임설에도 분명히 선을 그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임기 종료까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기본 시나리오"라며 "아직 할 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ECB 총재 임기는 2019년 11월 시작해 2027년 10월 말까지다.

그는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 근접했고, 성장률은 약 1.5%로 견조하며 실업률은 사상 최저 수준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성과를 공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자국 통화를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 통화와 결제 시스템을 강하고 독립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책임"이라며 유로의 신뢰성과 결제 인프라 강화를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