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60% "워시 AI 낙관론 근거 없다…물가 낮추기 힘들어"

FT-시카고대 설문…"2년간 AI의 물가·금리 영향 제로 가까워"
워시 'AI 생산성 기반 금리 인하론' 반박…연준 내부 충돌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 의장 지명자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차기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의 핵심 경제 논리인 인공지능(AI) 기반 금리 인하론이 주류 경제학계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AI가 생산성을 높여 물가 상승 없이 금리를 내릴 수 있게 한다는 워시의 주장이 단기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AI, 향후 2년간 물가에 미치는 영향력 0.2%p 미만"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카고대 클락 센터가 경제학자 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60%는 향후 2년 내 AI가 인플레이션이나 차입 비용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제로(0)"에 수렴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AI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나 중립 금리(경제 과열이나 위축을 일으키지 않는 금리 수준)를 0.2%포인트 이상 낮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존스홉킨스 대학의 조나단 라이트 교수는 FT에 "AI 붐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쇼크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단기적으로는 물가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물가 자극할 위험… 연준 내부 '경고음'

워시의 낙관론과 달리 연준 내부와 일부 경제학자들은 AI 투자가 오히려 단기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최근 "AI가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높이겠지만, 데이터 센터 건설 등 관련 활동에 따른 즉각적인 수요 증가가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FT-시카고대 공동 설문에 응답한 경제학자의 3분의 1 역시 AI 투자가 오히려 중립 금리를 소폭 끌어올려, 연준이 금리를 더 높은 수준에서 유지해야 하는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워시 정책의 '기묘한 조합'…금리 인하와 양적긴축의 동반

워시는 단기 금리를 공격적으로 낮추면서 동시에 연준의 대차대조표(보유 자산)는 대폭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비둘기파적 금리 정책'과 '매파적 자산 정책'의 혼용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노터데임 대학의 제인 린게르트 교수는 FT에 "불확실성이 넘쳐난다"며 워시의 정책 조합이 실제 어떻게 작동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또 다른 우선순위인 '은행 규제 완화'에 대해서도 경제학자의 60% 이상이 단기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차기 금융 위기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시노믹스' 험로…트럼프 요구와 시장의 괴리 2%p 이상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금리를 1% 수준으로 대폭 낮추길 원하지만, 연준의 공식 전망은 올해 단 한 차례의 인하에 그치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1월 동결 결정에 따라 연 3.50~3.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금리를 연 1.00% 수준(현재 대비 2.75%p 인하)까지 파격적으로 낮출 것을 요구하며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연준은 공식 전망(점도표)을 통해 올해 단 한 차례 정도의 추가 인하만을 시사하며 연 3.40% 수준(현재 대비 0.1~0.25%p 인하)을 유지하겠다는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한다.

한편 채권 시장을 대변하는 CME 페드워치 등 시장의 예측은 연말까지 연 3.00~3.25% 수준(현재 대비 0.5%p 인하)을 기대하고 있어, 트럼프의 요구치와는 여전히 2%포인트 이상의 거대한 간극이 존재한다. 시장은 워시가 AI라는 '가정'에 기반해 연준 위원들을 설득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