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4600달러·은 85달러 돌파…연준 독립성 위기에 '달러 불신'
금은 사상 최고…트럼프 법무부, 연준 의장 형사 수사 착수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독립성 붕괴 우려에 직면하며 귀금속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에 대한 신뢰도가 후퇴하며 안전자산 금과 은에 대한 쏠림현상이 가속화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600달러를 돌파하며 전 거래일 대비 2.2% 상승한 4609.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4629.94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은(Silver)의 기세는 더욱 매서웠다. 은 현물 가격은 하루 만에 약 7% 폭등하며 온스당 85달러를 돌파해 85.73달러로 거래됐다. 은은 금보다 시장 규모가 작아 유동성 유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최근 연준 수사 사태가 은의 '화폐적 가치'를 재부각시키며 폭발적인 매수세를 이끌어냈다.
금과 은의 랠리는 단순히 가격 상승을 넘어 '미국 금융 시스템의 신뢰 위기'를 반영할 수 있다. 특히 은 가격이 금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며 금-은 비율(Gold-to-Silver Ratio)이 역사적 평균값인 50~53 수준으로 빠르게 수렴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이 투기적 수요를 넘어 실질적인 화폐 대체 자산을 찾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폭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의 제롬 파월 의장에 대한 형사 조사를 시작한 것이다. 표면적 이유는 연준 본부 건물의 25억달러 규모의 보수 공사와 관련해 의회 증언의 허위 여부를 살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법무부의 형사 수사에 대해 금리 인하를 강제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정면 충돌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마이클 헤이그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에 "시장은 이제 연준의 독립성을 의심하고 있으며, 이는 곧 '화폐 가치 하락(Debasement)'에 대한 배팅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법무부의 압박이 계속될 경우, 금값이 조만간 온스당 5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파월 의장의 임기가 오는 5월 만료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연준 수장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폭스 비즈니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목요일인 15일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와 면접이 예정됐다. 현재 예측시장에서 가장 높은 확률 45%로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의 케빈 해싯 위원장이다.
누가 임명되든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를 거스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며, 이는 인플레이션 통제력 상실 우려로 이어져 금·은 가격을 떠받치는 강력한 지지선이 되고 있다.
내부적인 연준 리스크 외에도 대외적인 지정학적 긴장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유혈 진압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대응을 시사하면서 중동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미국 압송 이후 그린란드 인수 위협 등 트럼프 특유의 힘에 의한 외교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기존 동맹질서를 흔들며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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