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베네수 깜짝 개입…연초부터 세계경제에 지정학 변수

석유산업 통제 시사에 유가 영향권…"장기적 하향 압력"
변동성 확대되며 금 등 안전자산에 자금 몰릴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군사작전 내용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2026.01.03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군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전격 생포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이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의 파고에 직면했다.

장기적으로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거대 석유 매장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위험 자산에 호재가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을 안전자산으로 숨어들게 하는 '지정학적 채찍질(whiplash)'을 가할 수 있다.

1989년 파나마침공 이후 최대 개입…"금 오르고 유가 내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를 미국이 직접 통제하겠다고 선언했고 마두로는 현재 뉴욕으로 압송돼 구치소에서 기소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이 라틴 아메리카 정권을 상대로 직접 군사개입을 단행한 것은 1989년 파나마 침공 이후 37년 만이다.

솔트마쉬 이코노믹스의 마르첼 알렉산드로비치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지정학적 긴장이 시장을 지배하는 뉴스 헤드라인 리스크가 이전 행정부 때보다 훨씬 커졌다"고 분석했다.

핌코(PIMCO)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이번 사태에 대해 "금융 시장의 반응이 복합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안전 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쏠리는 반면,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 재개 기대감으로 인해 유가는 하향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가는 지난해 12월 미국이 제재 대상 유조선의 베네수엘라 출입을 막으면서 배럴당 62달러를 넘었지만, 이후 60~61달러 선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금값은 지난해 미국 금리인하와 지정학적 위기 등 복합 요인에 힘입어 46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베네수 석유 장기 호재지만 정치안정·투자 필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석유 기업들이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 복구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지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석유 공급은 에너지 가격 하락을 유도해 경제 성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요인이다. 큐브랜드 어드바이저스의 데이비드 코톡 공동 설립자는 "장기적인 유가 하락은 주식 시장에 강세 요인(Bullish)"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당장 베네수엘라로부터 막대한 석유 공급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베네수엘라의 석유 생산 시설은 수십 년간의 관리 부실과 투자 부족으로 황폐해진 상태다.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등 과거 국유화 과정에서 쫓겨난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과 인프라 복구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은 극도에 달했다.

프랭클린 템플턴 연구소의 스티븐 도버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인 무력 사용 의지를 보여주면서 각국이 국가 안보 지출을 늘리는 트렌드가 강화될 것"이라며 "달러의 안전자산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국제 제도적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황금기를 다시 열어줄 거대 유전으로 거듭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변동성은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