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예고 '골든크로스' 출현…"환율 1500원 뉴노멀 우려"

BofA '역대 39번째 강세 신호 포착…내년 초 달러 매수세 가능성
美연준 금리인하 속도 및 韓 외환당국 개입 의지 '마지막 변수'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100달러 지폐를 살펴보고 있다, 2025.8.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달러가 연말 강력한 추세 전환 신호를 보내며 내년 초 원화 환율이 더 뛰어오를 위험에 노출됐다.

22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인용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에서 이른바 '골든크로스'가 발생해 내년 초 본격적 반등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70년 이후 달러인덱스에서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39번째다. BofA 전략가는 "역사적으로 골든크로스 신호가 나타난 뒤 20~60거래일 사이에 달러는 뚜렷한 상승세를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올해 달러가 9% 가까이 빠지며 약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 금리인하 기조로 올해 달러는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골든크로스로 달러 매도세가 진정되고 매수세가 유입되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망했다. 특히 연말 휴가 기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나타난 골든크로스는 내년 초 자금 재배치 과정에서 달러 강세를 유발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

BofA 전략가는 "골든크로스 신호는 달러 투자자들에게 이제 반등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뢰도 높은 지표"라며, 그동안 유로나 엔화 대비 저평가되었던 달러의 가치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달러 반등 신호에 가뜩이나 약해진 원화 가치는 내년 초 더 떨어질 위험에 노출됐다. 달러의 골든크로스 효과가 실질적 매수세로 이어질 경우 달러당 환율이 1500원을 뚫고 치솟을 위험이 높아진다.

미국 주식 투자 열풍(서학개미)과 한미 금리 격차(현재 2%p)로 인해 국내 자금이 계속 달러로 빠져나가고 있어, 원화 가치를 방어해줄 '실탄'이 부족한 상태다. 그러면 환율 1500원이 '뉴노멀'이 되면서 내년 1분기까지 원화에 가해질 하방 압력이 극대화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내년 초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한국 외환당국의 강력한 개입 의지가 시장에 반영되며 반도체 중심의 수출 실적이 개선되면 환율이 안정화할 수도 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