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 폭발적 성장에 메모리칩 공급대란…세계 인플레 압박"

HBM 생산 집중에 범용 메모리 공급 축소…스마트폰·PC 가격 인상 압박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서밋 2025’에서 SK하이닉스 부스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인이 진열돼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을 뒤흔들고 있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전통적 메모리 수요가 맞물리며 메모리 반도체 대란이 인플레이션에 새로운 상승 압박을 가할 위험이다.

로이터 통신은 반도체 제조 및 유통과 관련한 40여명을 인터뷰한 3일 분석기사에서 메모리 칩 공급난이 부품 차원을 넘어 거시 경제적 위험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와 소비자 전자업체들이 한정된 메모리 칩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스마트폰·PC·데이터센터 등 전방 산업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USB 드라이브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낸드플래시부터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시장 조사 기관인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일부 메모리 부문 가격은 지난 2월 이후 두 배 이상 치솟았다.

메모리칩 공급난은 엔비디아와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AI 고성능 칩에 대한 막대한 수요에서 기인한다. 챗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붐이 일면서, 메모리 제조업체들은 엔비디아 프로세서에 사용되는 HBM 생산에 더 많은 생산 역량을 할당했다.

독보적 우위를 점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HBM 생산 확대에 집중하며 기존의 범용 메모리 공급이 줄어 스마트폰, PC 업계의 가격 인상이 우려된다.

생산 전환 시점이 전통적인 데이터센터와 PC 교체 주기와 맞물리고, 스마트폰 판매도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일반 메모리 칩 공급이 부족해지는 이중고에 빠진 것이다.

씨티은행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애널리스트들에게 메모리 부족 현상이 2027년 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샤오미는 오는 6월까지 스마트폰 가격을 20~30% 인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장기적인 반도체 부족 현상은 AI 기반의 생산성 향상 속도를 늦추고,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지연시킬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 전망을 로이터는 전했다.

AI 확산이 공급망의 물리적 한계와 충돌하며 거시 경제적 위험을 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 칩 부족이 단순한 부품난을 넘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