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내각 재무상에 '엔화 절상' 소신파…슈퍼 엔저 '기로'
재무성 출신·4선 의원 가타야마, 최초 여성 재무상 유력
올해 초 "달러당 엔화 120~130엔" 발언…13~20% 절상 의미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외환 시장에서 팽배한 엔화 약세 베팅을 철회하기 시작해야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의 차기 재무상으로 유력한 가타야마 사츠키 참의원은 엔화가 현재보다 13~20% 절상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21일 일본 최초로 여성 총리에 오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가타야마를 일본 최초의 여성 재무상으로 지명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주요 현지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당 엔화 환율(가치와 반대)은 일시적으로 150엔으로 내려왔다가 오후 2시55분 기준 151.49엔으로 반등했다. 잠시 엔화 가치가 반등했다는 얘기다.
가타야마는 4선의 66세 베테랑 참의원이자 재무성 관료 출신으로 지난 3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엔화의 실질 가치는 달러당 120~130엔에 가깝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환율 150엔대와 비교하면 엔화 가치가 13~20% 절상되야 한다는 의미다.
아오조라은행의 모로가 아키라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에 "가타야마는 과거 발언을 감안할 때 엔화 약세의 반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견해와 유사하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주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속도가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며 일본은행이 적절한 통화정책을 따르면 엔화가 자체적인 적절한 가치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로 인한 수입물가 상승으로 높은 물가에 집권 자민당 지지율이 타격을 입는 시점에 가타야마 의원을 재무상으로 기용하는 것은 여성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정책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타야마는 다카이치 신임 총리가 추진할 확장적 재정부양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ANZ의 마치다 히로유키 외환전략가는 로이터에 "다카이치가 재정지출 확대를 원한다면 가타야마는 수익원을 찾는 방법을 알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타야마는 환율 외교에 능하며, 예산 편성에도 정통한 인물로 직설적인 화법과 결단력은 기존의 재무상과는 대조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엔화의 실질가치가 달러당 120~130엔에 가깝다며 기준점을 명확히 제시한 인터뷰만 봐도 재무상으로 임명될 경우 시장에 즉각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아베노믹스를 계승하는 다카이치 총리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금리 인상을 통해 엔화 강세를 유도할 수 있는 재무상과 정책적으로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어 가타야마의 신념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가타야마가 일본의 높은 부채 상환비용 부담을 높이더라도 급격한 엔화 하락을 막기 위해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계획에 대해 어떤 견해를 표명할지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가타야마는 지난 3월 로이터 인터뷰에서 통화정책이나 외환시장 개입만으로 엔저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 성장을 촉진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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