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미 車관세 인하 적용 받자 철강 관세 인하 협상 재개
블룸버그 "EU-USTR 대표, 말레이 아세안 회의서 회동했을 것"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유럽연합(EU)이 미국으로부터 자동차 관세 15%로 낮춰 확정 받은 다음 금속 관세인하를 위한 협상재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EU의 마로시 셰프초비치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4~25일 열린 아세안 장관급 회의의 부대행사를 계기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만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대한 협상 재개를 시도한 것으로 예상됐다.
24일 제이미슨 USTR 대표는 아세안 경제장관들과 협의체 공동의장으로 쿠알라룸푸르를 찾았다. 다음날인 25일 셰프초비치 EU 무역담당은 아세안-EU 비즈니스 서밋에서 기조연설과 대담에 참석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철강·알루미늄 수출에 부과된 고율 관세를 철폐하거나 대폭 인하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미국 측의 공식적인 답변은 아직 없는 상태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식은 저율 또는 무관세의 수량 제한(quota, 쿼터)을 설정하는 것"이라며 "아직 미국의 반응이 없어 구체적인 논의는 이르지만, EU 산업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에 지속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지난 7월 EU와 미국이 체결한 정치적 무역 합의의 후속 조치다. 당시 미국은 대부분의 EU 제품에 15% 관세를 부과했고, EU는 미국산 산업재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양측은 EU산 철강·알루미늄에 부과된 50% 관세를 줄이기 위한 협력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 8월 미국은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400개 이상의 품목에 대해 50% 관세를 추가로 부과해 상황은 복잡해졌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즉각 문제를 제기했지만, "구체적인 반응은 없었다"고 말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지난주 "철강·알루미늄 고관세 문제 해결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을 포함한 여러 EU 회원국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EU 집행위는 우크라이나 안보 등 전략적 협력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EU는 2024년 미국에 약 380만 톤의 철강을 수출했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전보다 약 100만 톤 감소한 수치다.
한편, 미국 상무부와 USTR은 24일 연방관보를 통해 EU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로 낮춰 적용한다고 밝혔다. EU와 미국이 지난 8월 21일 체결한 '프레임워크 합의'에 따른 입법조치를 취한 것으로 EU측은 유사한 조치를 완료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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