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우크라 전쟁은 모디의 전쟁…인도, 원유 구매로 푸틴 도와"
트럼프 행정부, 인도에 총 50% 상호관세 부과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백악관의 피터 나바로 무역제조업 고문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강하게 비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모디의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지속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에 50% 상호관세 부과를 강행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나바로는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인도 50% 관세를 연계하며 "평화로 가는 길은 (인도 수도) 뉴델리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 정부가 러시아와의 에너지 거래로 전쟁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진행자가 "푸틴의 전쟁이라고 말하려던 것 아니냐"고 묻자, 나바로는 "나는 모디의 전쟁이라고 말한 것이다. 평화로 가는 길은 뉴델리를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나바로 고문은 "러시아는 할인된 가격으로 인도에 원유를 팔아 그 수익으로 전쟁 기계를 돌린다"며 "결국 미국 소비자부터 기업, 노동자, 납세자가 모두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산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했는데 이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인도산 수출품 중 55% 이상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섬유, 보석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제품과 의약품 등 일부 핵심 품목은 이번 관세에서 제외됐다.
미국과 인도는 수개월간 관세 협상을 이어왔지만, 농업 등 주요 분야에서 인도의 보호무역 성향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왔다.
나바로는 "인도는 '우리는 높은 관세가 없다', '우리의 주권이다', '원유는 누구에게든 살 수 있다'고 말하며 오만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라면 걸맞게 행동하라"고 덧붙였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가 국내 에너지 가격 안정과 시장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를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인도는 과거 중동산 원유에 의존했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요 7개국(G7)들이 러시아산 원유에 배럴당 60달러 가격 상한제를 도입하면서 할인된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중국 역시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이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다. 최근 미중 양국은 희토류 자석과 핵심 기술 수출 제한을 완화하는 90일간의 관세 휴전을 연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첫날 러시아의 침공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직접 회담이나 휴전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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