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러시아와 종전 이후 사할린 사업 재개 극비 협의
엑손·러 국영기업, 카타르서 회동…'사할린-1 프로젝트' 재개 논의
미·러, 트럼프 취임 이후 에너지 협력 논의…달라진 러 경영환경 숙제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의 석유 기업인 엑손모빌이 러시아 측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후 러시아 사업 재개 방안을 협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올해 러시아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인 로즈네프트와 비밀 회담을 갖고 대규모 사할린-1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을 논의했다. 사할린-1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사할린주 북동부 지역 해저에 있는 유전과 가스전 3곳에서 진행하는 사업이다.
이 회담은 닐 채프먼 엑손 수석부사장이 주도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기도 한 이고르 세친 로즈네프트 최고경영자(CEO)와 카타르 도하에서 만났다. 이는 엑손 내부에서도 극소수만 알고 있던 사안이었다. 세친은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으로, 엑손은 미국 재무부로부터 허가를 받고 세친과의 회동을 진행했다.
양측의 협력 재개 논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1월에 집중됐다.
엑손은 또 러시아 복귀 시 미국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으며 호의적인 반응을 얻었다. 대런 우즈 엑손 CEO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사업 복귀 가능성을 논의하기도 했다.
사할린-1 프로젝트는 지난 1995년 합의된 사업으로, 엑손이 러시아 국영기업 로즈네프트 및 일본, 인도 기업과 함께 지분의 30%를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엑손은 다른 서방 기업들처럼 40억 달러 이상의 감가상각을 진행한 후 지분을 매각하려 했다. 러시아는 매각을 막았고 엑손의 지분을 모두 몰수했다.
이후 서방의 제재로 인해 엑손 등 서방기업이 사할린을 포함한 러시아 에너지 개발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에너지 협력 재개 가능성을 논의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5일 알래스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사할린 프로젝트를 운영해 온 러시아 기업의 지분을 외국 기업들이 소유할 수 있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엑손의 러시아 복귀를 위한 장애물 하나가 없어진 것이다.
그러나 전쟁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러시아의 경영 환경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러시아 경제는 제재와 고금리,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해 둔화한 상태이며, 정부의 자산 압류가 흔해지는 등 에너지 분야에 대한 국가의 통제는 더 강화됐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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