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 속 'AI 바로미터' 엔비디아 실적 주목

[월가프리뷰]소비자심리·인플레 지표도 관심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앤드루 W. 멜론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AI 경쟁에서 승리하기(Winning the AI Race)’ 정상회의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2025.07.23. ⓒ AFP=뉴스1 ⓒ News1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금리인하를 시사한 이후 이번주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대표주자 엔비디아의 27일 장마감 이후 나올 실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엔비디아 실적은 AI 열풍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중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주 기술주는 1.6% 하락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 이후 22일 반등세를 보였다. 엔비디아는 AI 제품의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최근 몇 년간 기술주와 전체 시장을 견인해왔으며, 지난달에는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한 최초의 기업에 등극했다.

매튜 말리 밀러타박 수석 시장 전략가는 로이터에 "기술주가 하락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종목이 실적을 발표하면 그 영향은 평소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5년 들어 30% 이상 상승했으며, 2022년 10월 이후 누적 상승률은 1400%를 넘는다. AI 인프라 관련 기업들과 함께 엔비디아는 AI 열풍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기술주 약세의 배경으로는 AI 과열에 대한 경고가 꼽힌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투자자들이 AI에 과도한 기대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MIT 연구진은 AI 투자 수익률에 의문을 제기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엔비디아 실적은 2분기 미국 기업 실적 시즌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이번 시즌은 전반적으로 기대치를 웃돌며 증시를 지지했다. LSEG IBES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7월 1일 기준 예상치였던 5.8%를 크게 상회한다.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초대형 기술주의 실적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M7기업은 평균 26%의 순이익 증가가 예상되며, 나머지 493개 종목의 순이익은 7% 증가한 것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LSEG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주당순이익(EPS)이 48% 증가하고, 매출은 45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폴 로치는 "AI 중심의 초대형 기술기업들이 최근 자본 지출 전망을 상향 조정한 만큼, 엔비디아의 수요 전망은 낙관적일 것"이라며 "엔비디아 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제 대형 기술기업을 넘어 더 넓은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실적 이외에도 소비자 심리와 인플레이션 등 중요한 지표들도 있다. 기술주 약세에도 불구하고 S&P 500은 주간 기준 소폭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 약 10% 상승해 사상 최고치 부근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 최근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섹터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지만, 기술주의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기술주가 흔들리면 전체 지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말리 전략가는 "기술주가 계속 하락하면 지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다른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