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역대표단 인도 방문 전격취소…러 원유 수입 2차제재 '불씨'

예고된 '50% 관세' 현실화 위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5.02.14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대표단의 인도 방문이 전격 취소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포함해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제3국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양국 갈등의 불쏘시개가 된 형국이다.

16일(현지시간) NDTV, 인디안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미국 무역대표단은 25~29일 인도를 방문해 무역협상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현지 언론은 미국 무역대표단의 "방문이 취소됐고 새로운 일정도 미정"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인도의 갈등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에 강행한 상호관세 50%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7일 인도에 관세 25%를 부과했고 27일부터는 러시아산 원유 및 군사 장비 구매에 대한 징벌적 성격의 추가 관세 25%를 적용할 예정이다.

인도 외교부는 이에 대해 "유럽연합(EU)과 미국도 러시아와 거래하고 있지만 인도만을 타깃으로 삼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중잣대에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인도의 단일 최대 수출국으로, 2024~2025 회계연도 기준 인도 전체 수출의 약 20%에 해당하는 865억 달러 규모의 상품이 미국으로 수출됐다. 이번 관세 조치는 인도 수출 산업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섬유, 의약품, IT 서비스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구매에 대해 "경제적 필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에너지 수급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러시아산 원유는 인도에 중요한 자원이며, 이를 중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이를 제재 위반으로 간주하며 관세로 대응하고 있다.

인도 상공부와 미국 무역대표부는 향후 협상 일정에 대해 함구하면서도 양측 모두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CNBC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갈등이 단기적으로는 협상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양국 간 경제적 상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결국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 인도의 무역 갈등은 단순한 관세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 이해관계, 에너지 안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적 요소가 얽혀 있다. 협상 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협상이 재개되기까지 상당한 정치적 조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