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부담 덜고 고용악화 정조준"…美연준 '빅컷' 베팅 늘었다

7월 CPI 예상하회…베선트 "지금은 9월 50bp 인하 여부 생각해야"
미란 지명자 투입시 금리인하파 최소 3명…25bp 확률은 98% 달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5회 연속 기준금리(4.25~4.50%)를 동결했으며, 이 과정에서 정책 입안자들 간의 분열이 나타났다. 2025.7.30ⓒ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음달 기준 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관세 부담에도 예상보다 덜 오르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불을 지폈다.

베선트 장관은 12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지난달 금리인하를 주저한 연준이 다음달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금리를 일반적인 인하폭 25bp(bp=0.01%p)보다 큰 50bp로 설정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세발 상품 인플레 없다…고용시장 냉각 대응

그는 최근 경제 데이터를 언급하며 "지금 생각해야 할 것은 9월 금리를 50bp 인하할지 여부"라고 말했다. 연준이 지난달 30일 금리를 동결하고 나서 이틀 후에 발표된 수정 고용 데이터에서 5월과 6월 신규 고용이 25만개 넘게 하향 조정됐다.

베선트는 수정된 수치였더라면 연준이 "6월과 7월 인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나온 7월 CPI 보고서 역시 빅컷을 정당화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베선트는 평가했다. 그는 "상품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매우 이상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7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예상(2.8%)을 밑돌았다. 주거, 에너지, 식료품 등 소비자들이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품목의 가격이 하락하거나 안정세를 보였다. 반면 항공료, 호텔 등의 일반 서비스, 의료 서비스, 자동차 정비 서비스 등이 많이 올랐다.

관세로 인한 상품 인플레이션은 둔화하는 반면 서비스 부문은 임금, 인건비 상승과 수요 회복에 따른 지속적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9월 25bp 인하 기정사실화…"50bp 인하도 정당화"

이번 CPI 보고서와 베선트 장관의 발언에 힘입어 시장의 9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CME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선물 시장에서 9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CPI 발표 전 89%에서 98%로 뛰었다.

블룸버그는 CPI 보고서 이후 "일부 트레이더들이 연준의 빅컷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베팅을 늘리고 있다"며 블랙록의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 발언을 전했다.

라이더 CIO는 투자메모에서 "이번에 발표된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지난 몇 달 동안에 비해 다소 강했지만 많은 이들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낮았다"며 "결과적으로 연준이 9월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며 50bp 인하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 한 금리옵션은 500만 달러 가격으로 50bp 인하에 베팅했다. 이 옵션은 9월 금리가 50bp 인하하면 최대 4000만 달러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미란 연준 합류시 금리인하 찬성파 최소 3명 확보

9월 16~17일 FOMC 회의에서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이 연준 이사로 합류하면 최소 3표 이상 인하에 찬성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투표한 2명은 이미 금리가 25bp 뒤처졌다고 보기 때문에 다음달 50bp 인하를 원할 수 있다.

공석인 연준 이사직에 지명된 미란은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베선트 장관은 미란 인선이 9월 회의에 맞춰 완료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당장은 미란은 지난주 조기 사임한 '매파'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연준 이사를 대신해 내년 1월까지인 쿠글러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로 되어 있지만 14년 이사직 제안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베선트 장관은 밝혔다. 베선트는 미란에 대해 "훌륭한 목소리를 내며 연준의 구성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