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데믹서 '만렙' 키워"…세계경제, 트럼프 관세에 놀라운 회복력

WSJ "극도의 불확실성에도 신속한 공급망 재편·재정확대 등 효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행사서 상호관세를 발표하는 행정명령 서명식 중 하워드 루트닉 상무 장관과 상호 관세율 차트를 들고 설명을 하고 있다. 2025.04.03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라는 악재에도 세계 경제가 예상을 웃도는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진단했다.

4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 관세율을 처음 공개한 이후 무역, 생산, 성장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인다는 평가다.

JP모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경제는 장기 추세와 비슷한 연간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투자, 제조업 고용, 지출 및 전반적인 활동이 모두 전 세계적으로 유지됐다고 골드만삭스는 평가했다.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업과 개인은 단기적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강구해냈고 세계 각국 정부가 지출을 확대하며 경기 부양에 나선 덕분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기업은 코로나 팬데믹 경험을 바탕으로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제3국 우회 수출로를 확보하고 재고를 선주문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등 공급망을 재빨리 재조정했다.

주요 경제국들은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을 북돋기 위해 재정지출을 강화했다. 덕분에 불확실성 속에서도 소비와 투자가 지속됐고 경제는 이코노미스트들조차 놀랄 정도의 회복력을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사벨 슈나벨 집행위원은 최근 ECB 웹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생각보다 경제 활동에 부담을 덜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몇 달 동안 제조업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며 향후 생산과 관련한 신규주문과 수출 전망지표가 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의 관세전쟁 최대 적국인 중국도 우려했던 만큼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올해 5개월 동안 대미 수출이 10% 감소했지만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수출은 6% 증가했다.

관세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처럼 단기보다 장기적이고 누적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터슨 연구소는 관세 효과가 지연될 수 있다며 브렉시트처럼 누적적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