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발표에 강달러 풀려…"더 나은 거래를 위한 전술" 평가

달러인덱스 2개월래 최저…4분기 8% 랠리와 대조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달러 합성 일러스트ⓒ News1 DB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협상 수단일 가능성에 달러 강세 베팅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관세 위협은 트럼프 특유의 '거래의 기술'일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리며 강달러 베팅이 줄어 들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2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14일 우리 시간으로 오후 2시 17분 달러인덱스는 107.11로 움직이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17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달러인덱스는 올들어 1.67%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당선 기대감이 높아지기 시작했던 지난해 9월 말부터 당선 이후 연말까지 달러인덱스가 8% 뛰었던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블룸버그는 "관세 리스크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달러에 피로감이 쌓였다"고 표현하며 "트럼프의 관세 부과가 그 자체의 목적보다는 더 나은 거래를 얻기 위한 전술에 가깝다는 확신이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관세로 미국 인플레이션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빠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싱가포르 삭소마켓의 차추 찬나나 수석 투자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달러 풀기(unwinding)의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며 "그동안 달러는 미국 우선주의와 관세 위협에 힘입어 상승했다. 하지만 지금 보면 관세는 국가안보와 무역 공정성이라는 근본적 동기에 따른 광범위한 조치라기보다 표적에 맞춘 것이라는 게 매우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15% 보편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 대신 개별 국가별 '상호관세' 카드를 꺼내들었다. 트럼프는 대통력 각서를 통해 무역 관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국가별로 새로운 관세를 제안하도록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상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달러 약세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의 실패 신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정책이 금리인하 여지를 줄이고 미국의 무역 상대국의 성장을 억제할 것이라는 베팅이 달러 랠리를 이끌었다. 트럼프의 관세가 무역 흐름을 재편하고 감세를 상쇄하며 다른 국가의 통화 약세를 유도해 달러에 상승압력이 가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트럼프 정책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적으로 해석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의도와 달리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불발에 그칠 위험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바클레이스의 제리 미니어 외환거래 공동책임자는 FT에 "트럼프 거래가 올초 축소되면서 성공하지 못했고 투자자들이 트럼프 트레이드를 재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한 경제와 무역전쟁에 따른 잠재적 이익을 고려할 때 최근 달러 약세는 단기적일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주 헤지펀드의 달러 강세 포지션은 수 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유지됐다.

호주커먼웰스은행의 캐롤 콩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아직 관세 최고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위협이 신빙성이 있다고 시장이 깨닫고 고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 달러는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