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1년반만에 최대 상승…올해 금리인하 없을 위험

CPI 전월비 0.5% 상승…2023년 8월 이후 최대폭
'연준 올해 1차례 금리인하 가능성' 70%로 떨어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1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사당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현재 통화정책은 우리가 직면한 위험과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2.12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지난달 미국 소비자 물가가 1년 반 만에 가장 많이 상승하면서 올해 금리인하가 전혀 없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 수치에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 더욱 확고해졌다.

주거·식품·가스 인플레 가속화…"올해 금리인하 제로 가능성"

12일(현지시간) 노동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예상 2.9%를 상회했고 2024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소비자 기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거, 식품, 가스 가격이 많이 올라 상승세가 가속했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5%로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크게 오르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호텔, 모텔 객실을 포함한 주거비는 0.4% 상승해 CPI 상승분에서 거의 30%를 차지했다. 앞서 11월과 12월 0.3%씩 상승했다가 1월 0.4%로 상승폭이 더 커졌다.

식품 가격상승률은 12월 0.3%에서 1월 0.4%로 올랐다. 특히 계란 가격이 15.2% 치솟으면서 2015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조류 독감이 발생하면서 계란이 부족해지며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계란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53.6% 폭등했다.

육류, 가금류, 생선뿐만 아니라 무알코올 음료와 유제품의 가격도 상승했다. 다만 과일과 채소 가격은 거의 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1.8%, 천연가스 가격은 1.8% 상승했지만 전기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인플레이션이 반전할 위험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물가 둔화가 정체됐다는 증거가 더 생겨난 셈이다. 예상을 웃도는 인플레이션 수치에 금리인하 기대감은 더 후퇴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 선물은 트레이더들이 연준이 2025년 말까지 금리를 25bp(1bp=0.01%p) 더 인하할 가능성을 70%로 보고 있는데, 전날의 약 80%보다 줄었다.

연준이 9월까지도 금리를 동결하며 올해 단 한 차례의 인하만 예상하는 것으로, 금리인하가 전혀 없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금리를 전혀 인하하지 않을 가능성을 소화하고 있고 이로 인해 뉴욕 증시의 S&P500과 다우 지수가 0.3%, 0.5%씩 하락했다고 롱보우 자산 관리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말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3년 추이/ 기준: 전월 대비 상승률,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물가와의 전쟁 끝나지 않았다…금리인하 더 인내"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CPI 데이터 이후 의회 청문회에 이틀째 출석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인내심을 다시 확인해줬다.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서 이번 CPI 데이터에 대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추가 금리인하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 2%로 돌아갈 것이라고 확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했지만 아직 목표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라며 "경제는 강하고 노동시장은 견고하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을 다시 낮추기 위해 (경기)제약적 정책이 작동하도록 기다릴 사치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달치 데이터로 인플레이션이 반전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그는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계획까지 감안한다면 앞으로 연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무역 상대국과 많은 상품에 대해 관세 부과 행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시행 일정과 범위는 계속 바뀌며 변동성이 극에 달하고 있고 이민, 세금, 규제 관련 정책도 미국 경제의 방향을 바꿀 위험이 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고 더 명확해질 때까지 정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얼마나 빨리 그리고 어떤 속도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아들을 안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의 '결단의 책상'에 앉아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2.1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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