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준금리 1% 넘게 오를 가능성…엔화 9주 만에 최강세(종합)
"일본은행, 만성적 노동 부족에 따른 인플레 위험 주목"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금융시장이 일본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새롭게 평가하면서 엔화가 9주 만에 최강세를 보였다. 달러당 엔화 환율(엔화 가치와 반대)은 이번 주 초만 해도 155엔 초반이었지만 5거래일 동안 2% 넘게 떨어져 151엔 후반대로 내려왔다. 환율이 151엔대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엔화 가치는 지난해 11월 말 이후 최대 폭으로 뛰었다. 이번 주 엔화 강세의 가장 직접적 실마리는 일본은행에서 가장 매파적으로 알려진 나오키 다무라 이사가 제공했다.
6일 다무라 이사는 2025 회계연도 하반기까지 기준금리를 최소 1%로 인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2025 회계연도는 2026년 3월 31일 끝나고 현재 기준금리는 0.5% 수준이다. 바클레이스의 제리 미니어 외환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일본 관리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엔화 매수 열기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다무라 이사의 발언은 일본은행 내부에서 금리인상의 정당성이 부각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일본은행이 미약한 경제 활동의 원인으로 부진한 수요가 아니라 만성적 노동력 부족에 더욱 주목하면서 추가 금리인상의 정당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장부터 레스토랑에 이르기까지 일본 기업들은 고객이 없어서가 아니라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잠재적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일본은행의 평가다. 일본은행이 노동 부족에 따른 임금과 인플레이션 상승압력을 더 우려한다는 것은 금리를 결정할 때 부진한 경제 활동을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다.
지난달 일본은행은 분기별 전망보고서에서 만성적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임금 주도 인플레이션이 늘어나는 징후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일본은행은 보고서에서 "여성과 노인 근로자 인력풀이 줄면서 경제 성장의 둔화에도 불구하고 고용시장이 여전히 타이트하다"고 평가했다.
일본은행이 임금 주도 인플레에 방점을 두는 것은 일본경제의 '잃어버린 30년' 침체와 싸움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하는 또 다른 신호라고 로이터는 해석했다. 일본은행은 노동 부족이라는 공급 제약을 해결할 수단은 없기 때문에 금리 인상을 통해 앞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물론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자 부족이 일본에서 갑자기 발생한 추세는 아니다. 고질적이고 만성적 고통이라고 로이터는 표현했다. 역설적으로 만성적 노동 부족에 따른 임금 상승 압력은 더 높고 장기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은행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
많은 분석가는 일본은행이 인상할 수 있는 금리 최고치를 최대 1%로 예상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 일본은행이 금리를 1%에서 멈추지 않을 가능성도 상승한다.
일본은행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커지면서 일본 국채 금리가 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엔화도 9주 만에 최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로이터가 인용한 일본은행 내부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은 "일본의 기준 금리가 예상 범위의 하단인 1.0% 이상으로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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