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자금 사상최대 유입…"뉴욕증시 랠리 지속 불가능"

올 들어 2월까지 1310억불…"ETF 파도 반전 위험"

뉴욕증권거래소(NYSE).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올 들어 2월까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유입된 자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주식시장의 '지속 불가능한 가격 거품'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경고했다.

FT가 인용한 런던 소재 컨설팅업체 ETFGI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투자자들이 2월까지 ETF에 쏟아 부은 자금은 131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했던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이미 거대해진 ETF시장은 더 많은 자금을 흡수했다. 트럼프의 감세와 인프라 지출 확대 공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ETF를 통해 미국 주식시장으로 내달렸다.

하지만 ETF가 갑자기 방향을 틀 위험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졌다. 댄 매닉스 RWC 주식매니저는 ETF가 싸다는 이유에서 현명하지 않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휘말렸을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ETF 흐름이 반전할 경우 위험이 도사린다며 "파도가 바뀔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매닉스 매니저는 "ETF 대부분이 단기 자금이기 때문에 가파른 유출의 악순환을 목격할 수 있다"며 "자산 가격의 하락이 ETF에서 더 큰 매도 압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ETF를 사용하는 다른 시장 참여자들에 비해 덜 민첩하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에 더 불공평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대선 이후 S&P500은 11.6%의 랠리를 펼쳤다. 주가수익비율(PER)은 18배로 높아졌다. 미국 주식시장이 역대 가장 비싼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다. 앨버트 에드워드 소시에테제네랄 전략가는 미국의 주식밸류에이션이 "완전히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S&P500이 유로존, 일본의 주식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프리미엄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닉 넬슨 UBS 전략가는 트럼프가 개혁을 현실화하지 못해 기업 활동에 새로운 촉매제가 되지 않을 경우 최근 뉴욕 증시에 자금을 배분한 투자자들은 올해 기업 실적성장에 실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ETF는 1999년 IT버블 및 2006년의 금융 거품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에우안 문로 최고경영자(CEO)는 자금 흐름의 변화가 일어나기 직전에 투자금이 최대로 오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문로 CEO는 "ETF 파도 역시 반전할 것"이라며 "전반적 주가지수들을 추종하는 상품의 미래 수익률은 과거에 비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에도 ETF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움직여 막대한 손실을 촉발한 바 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불과 몇분 사이에 급등락했던 지난 2015년 8월 24일 미국 상장주식 기반 ETF의 절반 이상이 손절매 상황에 놓인 바 있다.

세인트제임스플레이스의 크리스 랄프 수석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약세장에서 출구를 찾지만 ETF가 그 만큼의 유동성을 증명하지는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높은 변동성 환경에서 ETF는 투자자들의 예상만큼 움직이지 못하는 과거의 실례가 있다"고 말했다.

kirimi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