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와 만남 앞둔 트럼프 '환율 조작' 발언 노림수
이번주 미일 정상 회담…日 무역흑자·엔저 화두
"딜메이커 트럼프, 엔고 압박 힘들다…아베 저항"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번 주 후반 미국과 일본의 정상회담으로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협상의 우위를 점하려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일본에 대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이 일본과 손잡고 주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도 탈퇴하면서 기존의 양국 동맹은 시험대에 올랐다.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트럼프가 다른 국가들과 관계를 어떤 식으로 재설정할지에 대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인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가지는 외국과 정상회담에서 사업가적 기질을 발산하며 협상을 주도할지는 미지수다. 특히 일본 뿐 아니라 중국, 독일까지 환율을 조작한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환율전쟁 선포가 '신의 한 수'라기 보다 '악수'(惡手)가 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7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딜메이커 트럼프가 아베의 엔화 정책 관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아베와 정상 회담에 앞서 선제적으로 공격적 발언으로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에 변화를 압박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실제적 효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6일 보고서를 통해 "아베 행정부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혹은 펀더멘털에 따른 환율 움직임을 제약하려는 거래를 수용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한 거래는 아베에 대한 국내적 지지도를 떨어뜨려 현 정부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현재 일본 경제는 환율 충격을 수용하기에 충분히 강하지 않다.
메릴린치는 보고서에서 "BOJ 정책 혹은 환율을 제약하는 거래에 합의하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의 주권을 양보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엔 강세와 BOJ의 긴축을 허용하면 일본의 리플레이션 노력도 와해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트럼프가 환율 협상을 계속 강하게 밀어 부친다면 아베가 이를 인정하기 보다 저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아베가 아무런 '당근'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아베는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에서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해 일자리 수 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애널리스들은 아베의 '선물 보따리'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노무라증권은 지난주 투자노트에서 아베가 미국에서 막대한 일자리 창출해주는 계획을 전달하면 "그 동안 성장을 위해 촉구했던 국내 투자에서 미국 해외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고 이는 아베가 내리기 싶지 않은 결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일본이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라는 강력한 압박을 받는 동시에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을 엔화를 낮추도록 설계됐다고 비난받을 경우가 가장 힘든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엄밀히 따지면 일본의 통화정책이 환율 조작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다고 오쿠보 다쿠지 재팬매크로어드바이저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지적이 본질적으로 타당하다"며 "일본 정책결정자들이 조작은 아니더라도 지난 4년 동안 엔화를 낮게 안내했다"고 말했다. 엔화를 계속 낮게 안내한 것이 일본의 수출경쟁력을 높인 '근린궁핍화' 통화정책으로 보여졌다는 설명이다.
오쿠보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약삭빠르게 엔을 겨냥했다"며 "엔 강세 위협은 일본이 농산물과 서비스 제품의 미국산 수출품에 대한 시장 개방도를 높이도록 압박하는 '가치있는 협상카드'라는 것이 입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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