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차관 '당근'으로 그리스 '터키 스트림' 참여 회유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좌)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News1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좌)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 로이터=News1

(모스크바 로이터=뉴스1) 김정한 기자 = 러시아가 그리스에 대해 유럽 가스관 프로젝트 참여와 여기서 창출될 수익금을 미리 앞당겨 집행받는 방식의 자금 지원 방안을 제안했다고 복수의 그리스 정부 소식통들이 8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유럽 가스관 프로젝트는 러시아에서 흑해를 따라 터키를 거쳐 그리스 국경까지 연결해 유럽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터키 스트림'(Turkish Stream)을 말한다.

러시아는 지난해 불가리아, 세르비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슬로베니아, 이탈리아로 이어지는 육로 가스관 '사우스 스트림'(South Stream)을 돌연 폐기한 후 지난달 이 터키 스트림 구상을 새로 내놨다.

그리스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경우 연간 약 5억유로의 이익금을 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는 바로 이 이익금을 선납하는 게 가능하다고 밝힌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그리스에 대한 천연가스 가격을 인하해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에 관해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이 가운데 한 소식통은 그리스는 이 터키 스트림이 가동되면 러시아가 선납한 수익금을 상환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액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이 가스관은 민간 자본의 참여로 건설되고 유럽연합(EU)의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그리스에 선납할 수익금의 규모는 러시아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리스는 터키 스트림이 2019년부터는 가동되기를 바라고 있으며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약 10%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받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이날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정상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터키 스트림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다만, 참여 결정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치프라스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리스의 터키 스트림 참여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며 참여 여부는 추후 그리스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건 국가부도(디폴트)에 직면한 상태에서 유로존으로부터의 추가 자금 지원을 제공받는 게 여의치 않자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날 원론적인 협력에 대한 합의 외엔 성과가 없었던 건 러시아와의 협력에 대한 유로존 회원국들의 깊은 반감을 의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 정부는 현재 보유중인 자금이 거의 고갈된 상태에서 구제금융 2400억유로의 잔금 72억유로 추가 지원 문제를 놓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및 국제통화기금(IMF)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날은 IMF에 4억5800만유로(약 5398억원)를 상환하기로 한 날이다.

ace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