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비둘기파' 위원도 금리 조기 인상 시사
6월 고용지표 개선에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논의 증폭
내년 상반기에 첫 금리 인상 가능성
- 최종일 기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미국 고용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위원들 사이에서 기준금리를 좀더 빨리 인상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대다수 위원들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시점을 2015년 이후로 봤다. 하지만 월간 고용지표가 발표되면서 상황이 변했다.
FOMC 이후 발표된 6월 실업률은 6.1%로 전년동기 대비 1.4% 포인트 하락했다. 생각보다 큰 하락폭이다. 지난달 전망치에 따르면, 위원들은 올해 연말쯤에나 실업률이 6.1% 정도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었다.
◇'비둘기파' 위원도 "고용시장, 생각보다 빠르게 개선"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고용시장 동향이 (올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빠르게 개선됐다"고 말했다. 그는 빠른 회복세는 "통화정책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 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과거에 2015년 하반기로 전망했다. 특히, 이 발언은 그가 성향상 '비둘기파'에 속하기 때문에 주목할만한다. 비둘기파는 성장을 중시해 낮은 금리를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반면, '매파'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중점을 둬 금리인상으로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이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로 있을 때에 리서치 부문에서 일했던 윌리엄스 총재는 다만, 자신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내에선 잠재성장률과 실제성장률 간의 차이를 의미하는 유휴경제력(slack)이 꽤 있어 인플레이션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빨리 인상하더라도 시기가 크게 앞당겨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최근의 실업률 하락 추세는 구직단념자가 증가해서라기보다 구직자들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연준 내에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은총재는 지난 11일 와이오밍 잭슨홀에서의 연설에서 고용시장 개선을 지적하면서도 2015년 하반기까지 '제로(0)' 수준의 초저금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록하트 총재는 전일제 근무를 원하면서도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우려하며, 이것이 낮은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 둔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다만, 록하트 총재는 "경제가 내가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탄탄하고, 연준의 목표에 보다 빨리 다가간다면,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종전 생각을 재검토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연준 내 매파 위원들은 금리 조기인상에 적극적
'매파' 성향의 위원들은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우리는 경제가 과거보다 확실히 더 좋아지고 있음을 반영해 (FOMC) 성명 문구를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상당 기간 제로(0) 금리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은 현재로선 위험하거나 불필요한 조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시장 참여자들은 경제가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목표를 향해 얼마나 빨리 수렴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 해만해도 연준 위원들은 지금쯤이면 실업률이 7% 정도를 기록하고 연준의 양적완화(QE)는 중단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당시의 예상과 달리, 실업률은 거의 1% 포인트 더 하락했고, QE는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불러드 총재는 "상황은 연준 위원들의 예상보다 좀더 빨리 변했지만 정책은 그것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은 내년 1분기에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면서, 성장률이 1분기 침체에서 확실히 반등했다는 확신이 서면 자신의 전망치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경제 전망에 따라 정책은 바뀌게 된다고 항상 말해왔다. 옐런 의장은 지난달 FOMC 뒤 기자회견에서도 "연준의 기준금리는 경제 전망을 기초로 한다"며 "경제가 연준의 예상보다 탄탄해 고용과 인플레이션에서 연준의 목표치에 보다 빨리 다가서면, 기준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한 뒤에도, 연준 위원들과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금리를 무척 높게 인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연은의 지난달 조사에 따르면, 월가의 채권 딜러들은 연준은 기준금리를 2017년 말에는 3.5% 정도에서 멈출 것으로 봤다.
한편, 옐런 의장은 오는 15일 오전 10시(한국시간으로 오후 11시)에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 출석한다. 그 다음날 오전 10시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한다.
연준은 그간 100억달러씩 양적완화 규모를 줄임에 따라 지난해 말 850억달러였던 양적완화 규모는 현재 350억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시장은 옐런 의장의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한 힌트가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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