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짝퉁'샤오미, 아이패드미니 닮은꼴 첫 태블릿PC

경쟁사 제품 절반 가격 수준에도 사양은 뒤지지 않아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베이징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첫 자사의 태블릿PC '미패드'를 설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베이징 로이터=뉴스1) 김정한 기자 =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Xiaomi Tech)가 15일 베이징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자사의 첫 태블릿PC를 선보였다.

'중국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가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경쟁 기업인 삼성전자와 애플에 대항할 태블릿PC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샤오미가 '미패드'(Mi Pad)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이 태블릿PC는 흰색, 검은색, 분홍색, 노란색, 하늘색, 연두색 등 6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가격은 경쟁 제품보다 크게 낮췄으나 성능은 결코 뒤지지 않는다.

미 패드는 화면 크기가 7.9인치로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와 같으며, 2048x1536 픽셀 해상도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무선 인터넷 기능을 갖췄다.

또한 전면과 후면에 각각 500만화소와 800만화소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고, 엔비디아(NVIDIA)의 케플러 테그라 K1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가격은 메모리 용량 기준으로 16GB가 1499위안(약 24만6930원), 64GB가 1699위안(약 27만9332원)이다. 경쟁 제품인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16GB 기준 3788위안)와 이와 비슷한 삼성전자 갤러시탭의 약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패드 발표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미패드가 애플 아이패드에 버금가기를, 아니 오히려 뛰어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애플의 아이폰을 꼭 닮은 스마트폰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중국에서 큰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 스마트폰은 아이폰과 지나치게 흡사해 '애플 짝퉁'이라고도 불린다.

레이 CEO는 미패드 초기 버전은 다음 달 중순쯤 시판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출시 날짜와 판매 타깃은 말하지 않았다. 또 미패드가 수출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언급도 없었다.

컨설팅업체인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의 태블릿PC 시장은 중국 시장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약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태블릿PC 출하량은 약 1억9540만대였다. 이는 2012년보다 약 68% 늘어난 수준이다.

영국 시장조사 기관인 카날리스(Canalys)의 자료에 따르면 사기업인 샤오미는 올해 1분기에 판매 기준으로 세계 6위의 스마트폰 판매회사(벤더)가 됐다. 판매가 수차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다.

샤오미의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스마트폰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샤오미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약 4000만대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엔 1870만대가, 2012년엔 720만대가 각각 팔렸다.

◇ 차별화 사업전략..기기보다는 서비스서 수익 창출

샤오미 측은 미패드의 사양에 대해 플라스틱 케이스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라고 설명했다.

샤오미는 지난 2010년 설립됐다. 현재는 중국 토종 핸드셋 브랜드 집단을 선도하고 있으며, 세계 수준의 브랜드라기보다는 저가의 첨단제품 판매사라는 이미지로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상태다.

기술과 전략 전문 웹사이트인 스트레이트체리닷컴(Stratechery.com)의 공동 창업자인 벤 톰슨은 "샤오미는 애플이나 삼성전자와는 다른 사업 전략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기기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나, 샤오미는 서비스에서 수익을 올릴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현재 대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또한 이미 싱가포르와 대만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시작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이번 달 이벤트 행사에서 구글 임원 출신인 샤오미의 휴고 바라 부사장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으로 시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샤오미는 'Mi 3' 스마트폰을 출시하자마자 온라인을 통해 90초 동안 약 10만대를 판매했다.

저가형 '레드미(Redmi)' 전화기 역시 중국에서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고 최근엔 싱가포르에서도 출시됐다.

샤오미의 성공은 일본의 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샤프와 재팬 디스플레이 등이 이에 속한다.

샤오미는 샤프가 공급하는 화면을 태블릿PC에 사용하고 있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