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2014년 버냉키 후임은... 2强 3弱

옐런 연준 부의장이 가장 유력

현재 차기 연준 의장으로는 약 5명의 후보가 거론되고 있다. 제닛 옐런 연준 부의장,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 로저 퍼거슨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 회장,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 등이다.

이 중 옐런과 서머스 등 2명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가장 유력시 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임기를 마치는 대로 사임할 것이라는 신호는 이미 수차례 감지됐다.

버냉키 의장은 19일(현지시간) 회견에서 연준 의장직에 대한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에 앞서 버냉키 의장이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지난 17일 PBS 방송의 '찰리 로즈' 프로그램에 출연, 버냉키 의장이 이번 임기가 끝나는 대로 물러날 것이라는 암시를 줬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4월 오는 8월 말에 열리는 '잭슨 홀 미팅'에 불참한다고 밝혀 연준 의장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을 증폭시켰다. 전 세계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인사들이 모이는 잭슨 홀 미팅에 미국의 연준 의장이 참석하지 않는 것은 25년 만의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일 미국 뉴저지 주 프린스턴대 졸업식에 참석한 버냉키 의장은 "프린스턴대에 휴직 관련 문의를 했더니 자리가 없다고 하더라"는 농담을 던져 호기심을 자극했다.

버냉키 의장의 두 번째 임기는 내년 1월31일에 종료된다.

다음은 각 후보들에 대한 면면이다.

재닛 옐런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부의장. © 로이터=News1

1. 재닛 옐런

옐런(67) 연준 부의장은 2010년부터 부의장으로 일했고 차기 의장 후보 1순위다.

로이터통신의 지난 12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압도적으로 옐런 부의장이 차기 의장이 된다고 전망했다.

옐런 부의장은 버냉키 의장의 경기부양책을 가장 강력하게 지지해온 인물이다. 그녀는 미국의 실업률이 지나치게 높다고 주장하며 이를 낮추려면 물가상승을 약간 더 용인해야 한다는 '비둘기파'다.

옐런이 연준의 차기 의장이 될 경우 연준은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의장을 맞이하게 된다.

옐런은 1970년대 하버드대에서 조교수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고 이후 UC 버클리 교수를 역임했다. 그녀는 학계에서도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다.

옐런은 1994~1997년 빌 클린턴 대통령 밑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겸 연준 이사로 일했다. 또한 2004∼2010년엔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지냈다.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교수 © 로이터=News1

2. 래리 서머스

래리 서머스(59) 하버드대 경제학교수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1기 백악관 수석 경제자문관을 지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에서도 핵심인물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엔 요직을 거쳐 재무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다.

서머스는 머리는 좋지만 성격이 까칠하다고 알려졌다. 28세에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후엔 총장까지 역임했다.

서머스가 차기 연준 의장에 임명될 경우엔 말들이 많아질 가능성도 있다. 주변 사람들과 불화를 빚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는 2005년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여성들이 드문 이유는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발언을 성차별이라고 간주했다. 그는 토론을 부추기려 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그럼에도 서머스는 경력과 업적으로 볼 때 오바마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물망에 올리고 있는 인물임은 분명하다.

2010년 공직에서 물러난 후 서머스는 하버드대 강단에 복귀했다. 또한 민간 기업에선 이사로 활동 중이고 벤처 캐피털인 앤드레센 호오비츠에선 특별자문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2006~2008년엔 헤지펀드사인 D.E. 쇼에서 일했다. 2008~2010년엔 오바마 대통력이 국가경제회의(NEC) 의장을 맡겼다.

티모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 © 로이터=News1

3. 티모시 가이트너

가이트너(51)는 오바마 대통령 1기 재무장관을 역임했으며 역시 차기 연준 의장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본인은 이 자리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가이트너가 마음만 돌린다면 차기 연준 의장이 되기엔 손색이 없다. 그는 재무장관으로 재작하기 전 뉴욕 연은 총재로 일하면서 금융위기에 맞서 싸웠다.

가이트너 역시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부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고위 공직자로 일했다. 또한 미국 최대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그가 월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이 걸림돌이며 지나친 위험 감행으로 2007~2009년 금융위기를 유발한 은행들을 다루기엔 유약하다고 평가한다.

가이트너는 뉴욕 연은 이사로 재직 시 2007년 기준금리 인하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가이트너는 2009년 재무장관 임명 시에도 탈세 의혹으로 인해 상원의 승인을 받는 데 애를 먹었다. 이 문제는 연준 의장 임명 시에도 다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가이트너의 재무장관 초임 시절 조기 사임을 촉구했다. 하지만 후에 공화당 의원들 다수는 그를 유화적으로 대했고 험난한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도 공정하게 중개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가이트너는 현재 책을 집필 중이다.

로저 퍼거슨 교직원연금보험(TIAA-CREF) 회장. © 로이터=News1

4. 로저 퍼거슨

퍼거슨(62)은 우리나라의 교원공제회에 해당하는 TIAA-CREF의 회장이다. 하버드대 출신의 경제학자이며 변호사이고 1999~2006년 연준 부의장을 역임했다.

퍼거슨은 연준 내에선 두뇌가 아주 명석하고 철저한 정책결정자로 일려져 있다.

퍼거슨이 연준 의장이 된다는 건 역사적인 사건이다. 연준 수장에 오르는 최초의 흑인이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 © 로이터=News1

5. 도널드 콘

콘(71)은 40년 동안 연준에서 일한 후 2010년 부의장으로 은퇴했다. 그는 존경 받는 경제학자이며 의장 역할을 수행하기에 무난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콘은 앨런 그린스펀 이 연준 의장으로 있던 당시 연준 부의장직을 수행했다.

현재 콘은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 외부 위원으로 위촉되어 있다. 또한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기도 하다.

acene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