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갈까?" 한마디에 귀쫑긋…개는 어떻게 알아들을까

"개는 '자음' 활용해 단어 구분" 헝가리 연구진 밝혀

지난 24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에트보스 로란드 대학 실험실에서 '포착'이라는 이름의 6살 래브라도가 실험 중 하품을 하고 있다. 2026.9.24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범수 기자 = 개가 사람의 말을 알아들을 때 모음보다 '자음'에 집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음을 단서로 한 단어가 어디에서 끝나고 시작하는지를 구분한다는 것이다. 사람 역시 영아 때 말을 배우면서 모음보다 자음을 활용해 단어를 구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헝가리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 연구진은 최근 실험을 통해 개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말소리에서 특정 단어를 파악할 때 자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를 '자음 편향'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개 20마리와 사람 20명에게 의미가 없는 단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소리를 들려준 뒤 뇌파검사를 통해 반응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개와 사람 모두 모음보다 자음에 일정한 규칙이 있을 때 뇌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인 인지신경과학자 어틸러 언딕스는 "이번 연구는 다른 포유류와 달리 개도 인간처럼 자음 편향을 활용해 언어를 처리한다는 증거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정교한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개도 이 같은 언어 처리 방식의 일부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프랜시스 수비올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개와 인간의 오랜 공존 관계를 보여주는 결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개가 인간의 시선이나 손짓에 다른 동물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러한 능력이 가축화의 산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비올 교수는 이런 능력이 가축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 개가 원래부터 갖고 있던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우리가 늑대를 길러서 같은 능력이 나타나는지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개 20마리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험인 만큼 연구 결과를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닉 엔필드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연구가 헝가리에서 진행됐다는 점을 짚으며 "세계에는 7000개의 언어가 있으며 그중 일부는 성조 구별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maga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