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닿는 줄"…5만 관중 머리 위 초저공 비행쇼 '식겁'

남아공 '100년 럭비 라이벌전'서 항공기 2대 편대비행
"자칫 사고" 무모한 이벤트 비난 속…"굉장했다" 환호도

8월 29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DHL 스타디움에서 제트기 두 대가 지붕 위를 스치듯 비행하는 장면(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뉴스1) 이동건 수습기자 김지완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뉴질랜드의 '100년 럭비 라이벌전'이 열린 경기장 지붕 불과 15m 위로 대형 항공기 두 대가 아찔한 초저공 비행을 해 논란이 벌어졌다.

BBC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케이프타운 DHL 스타디움에는 남아공과 뉴질랜드의 럭비 경기를 보러 온 5만여 관중이 모였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가 남아공 항공사 에어링크의 비행 경로를 분석한 결과 선두 항공기는 경기장 지붕에서 15m(50피트)도 떨어지지 않은 높이를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면은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관중이 가득 찬 경기장 위를 스치듯 비행한 것은 무모했다는 지적이 나온 반면, 두 항공기가 가까이 붙어 초저공 비행에 성공한 것을 두고 조종사들의 기량에 감탄하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에어링크는 항공 당국의 지원을 받아 사전에 철저히 계획한 비행이었다고 해명했다.

에어링크에 따르면 항공기마다 선임 기장 3명이 탑승해 각각 기장과 부기장, 안전·기술 역할을 맡았다. 비행은 사전에 승인받은 고도와 속도 기준을 준수했으며, 사전 연습도 거쳤다.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남아공에서는 조종사들의 실력에 자부심을 나타내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게이턴 매켄지 체육부 장관은 엑스(X)에 "우리가 세계 최고의 조종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정말 굉장했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맞붙은 남아공 국가대표팀 '스프링복스'와 뉴질랜드 국가대표팀 '올블랙스'는 세계 럭비를 대표하는 숙명의 라이벌이다. 1921년 첫 맞대결 이후 100년 넘게 대결을 이어왔다.

남아공과 뉴질랜드의 럭비 라이벌전과 경기장 저공비행은 특별한 인연도 있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1995년 럭비 월드컵 결승전으로, 당시 사우스아프리칸항공 여객기가 요하네스버그 엘리스파크 스타디움 위를 날았다.

이 경기에서 남아공은 뉴질랜드를 꺾고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이는 영화 '인빅터스'로 만들어질 정도로 남아공 역사에서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moveg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