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원인불명 ‘졸음병’에 집단이주 결정…환각에 이틀 이상 수면도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원인 모를 졸음병이 퍼져 주민들이 집단 이주를 결정한 사실이 국내 한 매체의 보도에 의해 알려졌다.

아키프레스 등 카자흐스탄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북부 아크몰라주(州)의 세르게이 쿠라진 주지사는 “카라치 마을 주민 680명의 10%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졸음병에 걸려 상황이 급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전원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주 비용은 20억 텡게(120억원)로 추산된다. 이주할 지역이나 카라치 마을의 폐쇄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졸음병이 발생한 카라치 마을은 옛 소련 시절 우라늄을 캐던 크라스노고르스크 광산에서 600m 떨어져 있다. 이 광산은 한때 6500명이 일할 정도로 컸지만 소련 해체기인 1991~92년 문을 닫았다.

카라치에서는 2013년 4월부터 졸음병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의 졸음이 쏟아지고 신체 일부 마비, 방향 감각 및 기억 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환각증세를 보이고 한번 잠들면 이틀 이상 깨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마을 주민들은 우라늄 폐광에서 흘러나온 유해물질로 환경이 오염되면서 병이 퍼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카자흐스탄 보건 당국은 환경 및 질병 전문가들의 현지조사 결과 중금속 및 방사선 등의 수치가 정상범위로 확인됐다며 졸음병은 폐광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 70% 이상이 마을을 떠나겠다고 나서자 집단이주를 결정한 것이다.

카라치 마을에서 발생한 졸음병은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발생하는 수면병과는 다른 것으로, 아프리카 풍토병 중 하나인 수면병은 체체파리에 의해 전염되며 매년 3만명 정도 감염되고 1만명 안팎이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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