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어디서 해도 좋다"…클럽 공원 공항으로 '결혼율 높이기' 묘안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에서 결혼율을 높이려는 방안으로 은행과 병원, 공항, 사찰, 지하철역, 나이트클럽 등 이색적인 장소에서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북부 톈진의 중국우정저축은행 한 지점이 중국 최초로 혼인신고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에서 결혼까지 도와주는 이색적인 조합에 온라인에서는 각종 농담이 쏟아졌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실제로 병원에서도 혼인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일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로 불리는 칠석을 맞아 산둥성 쯔보시 린쯔구 모자보건병원은 병원 내에 혼인신고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혼인신고부터 혼전 건강검진, 임신 전 상담까지 한 곳에서 받을 수 있어 예비부부의 편의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은 "이왕 이렇게 된 거 법률사무소나 경찰서, 대학, 공항에서도 혼인신고를 받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새로운 혼인신고 장소의 등장을 풍자했다.

실제로 이색적인 혼인신고 장소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광둥성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이 중국 최초로 공항에서 혼인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 공항 전망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도 제공했다.

지난해 5월 중국은 혼인신고 제도를 개편했다. 부부가 반드시 자신의 호적지인 '후커우' 소재지에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으며 혼인신고 과정에서 호적부를 제출해야 하는 절차도 없앴다.

혼인신고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관광지와 공원, 사찰, 지하철역 등 기존 관공서 밖에서도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장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베이징과 난징에서는 수백 년 역사를 가진 사찰에서 전통 의상을 입고 혼인신고를 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마련됐다. 안후이성 허페이에서는 지난 8월 지하철역이 중국 최초로 혼인신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통시설이 됐다.

상하이에서는 한 나이트클럽이 현지 민정국과 협력해 클럽 안에서 혼인증명서를 발급하는 특별한 결혼식 행사도 진행했다.

중국 매체 등에 따르면 제도 시행 1년이 지난 올해 5월 기준, 전국적으로 민정국 청사 밖에 마련된 혼인신고 장소는 500곳을 넘어섰다. 이와 별도로 민정국과 협력해 혼인증명서를 발급하는 야외 장소도 1300곳 이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혼인신고 절차 간소화는 이혼에도 적용된다. 다만 일부 야외 혼인신고 장소에서는 제출해야 할 서류가 더 많다는 이유로 이혼 업무는 처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양한 장소에서 혼인신고가 가능해지면서 중국 정부가 혼인율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161만 쌍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혼인신고 건수 역시 676만 쌍으로 전년보다 65만 7000쌍 늘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시 감소세를 보인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328만 쌍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5% 줄었다.

온라인에서는 이 같은 정책을 두고 회의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한 누리꾼은 "사람들이 혼인신고를 못 하는 이유가 신고할 장소를 찾지 못해서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민정국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이혼 서비스까지 마련하면 좋겠다"며 정책을 비꼬기도 했다.

혼인신고 절차 자체가 결혼을 가로막는 핵심 요인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젊은 세대가 결혼을 망설이는 것은 복잡한 절차 때문이 아니라 앞으로 수십 년간 마주하게 될 삶의 어려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경제적 부담과 가족 간 갈등, 개인의 자유를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이제는 결혼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인생의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