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처가가 가정 파탄 냈다"…아들 학급 단톡방에 폭로한 아빠

중국 법원 "가정폭력 해당, 가족에 접근하지 말라"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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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에서 아내와의 갈등을 아들의 학교 단체 대화방에서 반복적으로 올려 망신을 준 아버지에게 법원이 '가정폭력'으로 판단하고 접근 제한 명령을 내렸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 푸둥신구 인민법원은 아버지 린 씨의 행동이 가족에게 정신적 피해를 준 가정폭력에 해당한다며 신변보호명령을 발부했다.

린 씨는 오랫동안 아내와 별거 중이었으며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부모의 갈등을 지켜보던 아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더욱 큰 고통을 겪기 시작했다.

린 씨가 아들의 학급 단체 채팅방과 학부모 단체방, 지역 주민 단체방 등에 아내와 장인·장모를 비난하는 글을 지속해서 올렸기 때문이다.

그는 감정적인 표현과 모욕적인 언어를 사용하며 "아내와 처가가 가정을 파탄 냈고 아들을 자신에게서 떼어놓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글이 여러 단체 대화방에 퍼지면서 아들은 친구와 교사, 이웃 앞에서 큰 수치심을 느꼈고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

결국 아들은 법원에 아버지가 온라인에서 비방과 협박성 게시물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고 자신과 가족을 괴롭히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를 금지해 달라며 신변보호명령을 신청했다.

재판 과정에서 린 씨는 아내가 자신과 아들을 만나지 못하게 한 것에 대한 분노 때문에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가족 간 갈등을 표현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특히 가족 문제를 아들의 학교 단체 대화방처럼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 올린 행위는 아들의 인격권과 사생활을 침해했으며 가족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준 만큼 가정폭력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린 씨가 전화, 문자, 온라인 게시글 등을 통해 아들과 가족을 괴롭히거나 위협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신변보호명령을 내렸다.

다만 법원은 아버지의 면접교섭권과 자녀 양육에 대한 법적 권리는 인정해 아들이 요청한 '접촉 전면 금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은 2015년 시행된 '반가정폭력법'에 따라 가정폭력 피해자가 신변보호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보호명령의 유효기간은 최대 6개월이며, 필요할 경우 기간 연장이나 변경을 신청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이 알려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온라인 게시글도 정신적 학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부모의 갈등을 자녀의 단체 대화방으로 가져가선 안 된다. 아이들이 평온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성숙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자녀를 부모의 갈등을 위한 무기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정신적 학대의 심각성을 인정한 법원의 판단을 지지한다"고 했으며, "신체적 폭력보다 정신적 폭력이 더 깊은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