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돌아오게 해드립니다"…90% 성공률 믿고 수백만원 써봤더니

중국 '재회 코치' 시장 급성장…효과 검증 안 돼 피해 봇물

클립아트코리아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중국에서 이별의 아픔을 겪는 여성들을 상대로 "전 연인과 재회시켜 주겠다"며 수백만 원의 상담비를 받는 이른바 '재회 코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높은 성공률을 내세우지만 실제 효과는 검증되지 않아 피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8세 여성 완 씨는 최근 헤어진 남자친구와 다시 만나기 위해 한 재회 코치에게 한 달간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의뢰하고 3500위안(약 75만 원)을 지불했다.

코치는 무료 90분 상담을 통해 "헤어진 이유는 상대가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당신의 불안감 때문"이라며 "부모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해 불안한 성향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첫 21일 동안은 전 남자친구와 모든 연락을 끊는 '노 콘택트(No Contact)' 전략을 제시했다. 외모를 바꾸고 SNS에 변화된 모습을 꾸준히 올리며 이후에는 상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화법까지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코치는 "계획을 철저히 따르면 성공률이 90%에 달한다"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완 씨는 지침을 모두 따랐지만 결국 전 남자친구에게 메신저 차단까지 당했다.

항의하자 코치는 오히려 "더 경험 많은 전문가가 맡는 상위 프로그램"이라며 9800위안(약 211만 원)짜리 추가 상품을 권유했다.

중국 SNS에서는 자신을 연애 전문가라고 소개하며 재회 상담을 판매하는 계정이 넘쳐난다. 관련 해시태크 '#재회'는 9억 7000만 회, '#연애기술'은 104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여성의 행복을 결혼이나 연애 여부와 연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완 씨는 "당시에는 너무 괴롭고 외로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었다"며 "소개팅 시장에서 전 남자친구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컸다"고 털어놨다.

선전의 한 대학에서 친밀한 관계와 젠더를 연구하는 교수는 "이별 직후 감정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상담업체들이 집중적으로 노린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부 이용자는 수천~수만 위안을 지불하기도 한다. 한 여성은 '품위 있게 재결합하기' 프로그램에 2만 위안(약 432만 원)을 썼다. 자신이 먼저 이혼을 요구했던 만큼 전 남편이 먼저 화해를 요청해야 주변 사람들에게 체면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국의 심리상담 업체 수는 2016년 1만 8000곳에서 올해 16만 곳으로 급증했다. 반면 중국 소비자 권익 플랫폼 '블랙캣(Black Cat)'에는 재회 상담 실패와 관련한 불만이 3000건 이상 접수되며 업계의 관리·감독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심리상담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이 빠른 해결책을 찾으려다 전문 심리상담 대신 재회 코치의 상술에 빠진다"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에는 변화도 감지된다. 한 상담사는 "예전에는 단순히 관계를 회복하는 것만 원했다면 이제는 관계를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결혼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고민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