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연구소 "北 영변 새 핵시설 가동시 우라늄 농축능력 75% ↑"

버틱 "현재 연간 215kg에서 375kg으로 늘어"
"깊은 산속 아닌 영변 한복판서 버젓이 시설 과시"

북한 영변에 위치한 핵시설. 2026.5.17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북한 영변의 새로운 핵 시설이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우라늄 농축 능력이 기존보다 75% 확대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국제 군비통제 협정 이행 및 검증을 지원하는 런던 소재 비영리단체 버틱은 이날 영변 핵 단지 중심부에 위치한 새로운 핵 시설엔 연간 약 160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9000개 이상의 원심 분리기가 설치됐다고 추정했다.

이번 시설이 생기기 이전엔 북한은 연간 약 215kg의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었다. 새 시설의 가동이 시작되면 215kg에서 375kg으로 약 75% 더 늘어나는 셈이다.

버틱 분석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그랜트 크리스토퍼는 "북한은 이미 중규모 핵무기 보유에 필요한 모든 물질을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리고 지금은 양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북한이 "조만간 멈출 것이란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에 따르면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량은 약 2100kg으로 추정된다. 대규모 핵 프로그램을 보유한 영국이나 프랑스의 군사 비축량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하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도 최근 북한이 현재 약 60기의 핵탄두와 최소 90개 이상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2025년 기준 약 50기 핵탄두에서 1년 만에 10기 정도 증가한 수치다.

새 시설이 완공되면 북한에서 공개된 최대 규모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핵무기 증강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감축을 조건으로 제재 완화를 제안한 미국과의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걸 의미한다고 WSJ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지난주 이전에 공개됐던 어떤 시설보다 규모가 큰 새 시설을 시찰하며 북한의 핵 능력을 과시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이자 오픈 뉴클리어 네트워크의 신재우 선임 분석가는 새 시설이 약 18개월 만에 건설됐으며 위성 이미지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2024년 말 공사가 시작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시설이 외부의 시선이 닿지 않는 산속 깊은 곳이 아니라 영변 한가운데에 건설됐다는 게 중요하다"며 "발견될 수 있도록 그곳에 위치했다"고 강조했다.

버틱 분석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헤일리 윙고는 김정은 정권이 개발 중인 핵추진 잠수함에 필요한 우라늄을 확보하기 위해 시설을 확장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불과 7년 전 하노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핵 협상을 진행했을 당시 북한은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영변 핵 시설 해체를 제안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정권의 미신고 핵시설을 포함한 더 포괄적인 협상을 원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