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전거에 치인 시각장애인"…'1억 조회수' 사고 영상, 진실은?
블로거가 베이징에서 촬영, 조작으로 드러나 비난 빗발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시각장애인 여성이 점자 보도에서 전기자전거에 치이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1억 회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지만, 조작된 영상으로 드러나며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상위뉴스(Shangyou News)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9일 한 블로거가 베이징에서 촬영된 사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전기자전거 운전자가 시각장애인 여성과 충돌한 뒤 사과는커녕 "왜 조심하지 않았냐"며 오히려 여성을 탓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운전자는 현장을 떠났고 여성은 쪼그려 앉아 지팡이를 찾는 장면으로 영상이 마무리됐다.
해당 영상은 빠르게 확산했고, 베이징 교통경찰도 직접 댓글을 남겨 "가해자를 찾을 수 있도록 원본 영상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다음 날 블로거는 돌연 영상을 삭제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은 오래전에 발생했고 이미 운전자로부터 사과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영상 속 휴대전화 화면과 거리 광고판에 표시된 날짜가 모두 5월 1일이라는 점을 발견하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결국 베이징 경찰은 지난 16일 성명을 통해 26세 남성 류 씨와 24세 여성 장 씨를 허위 영상 제작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온라인 조회수와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사고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는 해당 블로거의 정체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한 사진작가는 현지 언론에 "여성은 실제 시각장애인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이 2023년 면역 체계 질환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시각장애인 인플루언서 왕타이판은 이번 사건이 장애인 공동체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당사자가 처벌받는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오히려 시각장애인 전체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호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수학교에서 근무하는 시각장애인 교사 장수쉰 역시 "수년간 사회에 시각장애인 공동체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각장애인 교사 정젠웨이는 "실제로도 시각장애인 전용 보도에서 자전거 때문에 위험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사건으로 진짜 피해 사례마저 의심받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한 누리꾼은 "사람들의 친절과 동정을 미끼로 삼는 건 악질적이다"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이제 인터넷에서 무엇이 진짜인지 모르겠다. 처음엔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던 내가 허탈하다"고 말했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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