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속옷에도 관심 없었는데…란제리 브랜드로 '1조 자산가' 된 이 사람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전직 강사에서 란제리 제국 창시자로 거듭난 장룽밍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그는 혁신과 시장 트렌드에 대한 예리한 안목으로 중국 속옷 산업을 재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 쑤저우 출신의 장(64) 씨는 유명 란제리 브랜드인 에이머의 창립자 겸 회장이다.
그는 대학 시절 금속공학과 화학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으며 이후 대학원 과정을 밟았다.
1980년대 후반, 베이징의 쇼우강 공업대학에서 강의하던 중 그는 고성능 코팅 칼날을 개발하여 첫 번째 큰돈을 벌었다.
1991년 장 씨는 연구 프로젝트 도중 형상 기억 합금 소재를 접하게 됐는데 이 소재의 응용 분야 중 하나는 여성 속옷에 사용되는 지지용 강철 링이었다.
당시 중국의 대부분 브래지어는 적절한 탄력성을 제공하지 못해 착용감이 불편했고 첨단 철제 링 기술은 일본에서만 사용 가능했다.
장 씨는 중국 시장에서 철제 링 브래지어에 대한 수익성 있는 틈새시장을 발견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그는 탄성 기억 합금으로 만든 와이어를 개발했다. 파트너를 찾기로 결심한 그는 여러 공장에 자신의 제품을 제안했지만 번번이 좌절을 겪었다.
장 씨는 "당시에는 브래지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결혼한 상태였지만 아내가 어떤 속옷을 입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1992년 거의 파산 직전이었던 한 패션 공장이 장 씨에게 접근했고 두 사람은 빠르게 계약을 체결했다.
장 씨는 친구들로부터 80만 위안(약 1억 7400만 원)의 창업 자금을 마련해 일본산 레이스를 비롯한 고품질 란제리 소재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는 기술을 활용하여 중국 여성들이 편안함과 품위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속옷을 만들고자 했다.
이듬해 세계 여성의 날에 장 씨는 프랑스어로 '사랑'을 뜻하는 단어에서 이름을 따온 란제리 브랜드 에이머(Aimer)를 론칭했다.
에이머의 첫 브래지어 가격은 49위안(약 1만 677원)이었는데 1993년 중국 도시 거주자들의 월평균 생활비는 195위안(약 4만 2500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장 씨는 저렴한 제품이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그의 혁신은 중국의 철제 브라 시장의 공백을 메웠고 품질을 중시하는 여성들의 호응을 얻었다.
아이머는 단기간에 베이징 시장의 선두 주자가 되었으며 연간 매출액은 10억 위안(약 2179억 원)에 달했다.
2000년까지 장 씨는 남성복과 아동복 카테고리까지 브랜드를 확장했다. 2021년에는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하여 '중국 최초의 란제리 기업'이 됐다.
지난 30년간 이 회사는 16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고 400개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머는 중국 문화유산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어 둔황의 색상과 패턴을 담은 란제리 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해 장 씨는 순자산 53억 위안(약 1조 1553억 원)으로 후룬 부자 명단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언제나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기업가 정신을 품고 있었다. 그의 여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는데,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도 밤에 논에서 장어를 잡아 다음 날 아침 시장에 팔곤 했다고 한다.
중국 소셜 미디어에서는 "여성 패션에 집중하고 그 기술을 부지런히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에이머는 진정으로 여성을 생각한다. 제품은 새로운 기술로 대체될 수 있고 가격은 항상 떨어질 수 있지만 브랜드의 정체성이야말로 오래도록 지속될 유산을 보장하는 것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r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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