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자 얼굴 꾹꾹 밟아 잠 깨웠다…집사 살려준 반려묘 '하늘로'

뉴욕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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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학진 기자 = 집에 불이 난 사실을 알려 주인을 깨운 반려묘가 결국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 틸라묵에 사는 도널드 밴워머(56)는 지난달 21일 새벽 자신의 집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잠을 자고 있던 반려묘 '프레드'가 얼굴 위로 뛰어올라 발로 치며 그를 깨운 덕분에 가까스로 화재에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밴워머는 "당시 프레드가 갑자기 얼굴 위로 뛰어올라 발로 계속 때리며 난리를 쳤다"며 "그 덕분에 잠에서 깼고 곧바로 연기 냄새를 맡고 집에 불이 난 것을 알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연기 때문에 방향을 잡기도 어려웠고 서랍장이 길을 막고 있어 혼란스러웠다"며 "거실로 겨우 나왔을 때는 이미 천장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가득 찬 연기와 무너지는 천장 속에서 그는 간신히 집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밖으로 나온 뒤 프레드가 곁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곧바로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넘어지며 머리를 다쳤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위험하다며 그를 제지했다.

집사 밴워머와 화재로 소실된 그의 집. 뉴욕포스트

밴워머는 "정신을 차린 뒤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가 프레드를 찾게 해 달라고 소방관들에게 계속 부탁했다"며 "제발 프레드를 찾아 달라고 애원했다"고 말했다.

불이 완전히 꺼진 뒤 소방관들은 집 입구 근처에서 프레드의 시신을 발견했다. 밴워머는 "프레드와 함께 탈출할 수도 있었지만, 결국 프레드는 나를 구하고 죽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화재 당시 그의 여자 친구(56)와 9살 딸은 집에 없어 더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과열된 제습기가 화재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화재로 밴워머가 오랜 시간 직접 지어온 집은 대부분 불에 타 약 100만 달러(약 15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집을 다시 지을 수 있고 물건은 사면되지만, 프레드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하며 상실감을 드러냈다.

khj8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