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걸려라" 초등생에게 막말 교사…비난 일자 또 "난 월급만 받으면 돼"

중국 산시성 음악교사 채팅방서 발언…결국 정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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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중국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시끄러운 학생들을 향해 "독감 걸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막말을 퍼부었다가 정직당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리 씨는 약 100명이 참여한 중매 목적의 채팅방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리 씨는 채팅방에 수업받는 아이들 사진을 공유하며 "학생들이 너무 말썽 피우고 너무 시끄럽다. 내 고막이 불쌍할 정도다. 다들 독감에 걸렸으면 좋겠다. 당장 집에 갔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이에 일부 참여자들이 불쾌감을 드러내자, 리 씨는 "난 월급만 받으면 된다. 상부에 신고해도 상관없다. 당신이 이 일을 직접 겪어봤다면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또 '학생들이 독감에 걸리길 바란다는 말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건 비유적인 표현일 뿐이다. 그 부분에 집착하지 말아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그 아이들은 당신들 자식도 아니다. 당신들이 신경 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참가자가 "그런 태도로는 교직에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자, 리 씨는 "난 정규직"이라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중국의 정부 부처나 공공 재정으로 운영되는 기관에서는 일부 인원만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이는 중대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한 사실상 '평생직장'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리 씨가 교직에 몸담은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다.

채팅방 일부 참여자들이 해당 내용을 온라인에 공개하면서 리 씨는 뭇매를 맞았다. 이후 소식을 접한 학교 측은 리 씨에 대해 임시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이후 중국 전역의 초·중등학교에서는 독감이 확산해 많은 학생이 병가를 내면서 일부 학급은 수업이 중단됐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리 씨의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면서 직업의식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지 누리꾼들은 "정규직이라고 해서 이렇게 비윤리적이어도 되는 건가? 교사 자격이 없다", "정부는 이 사람이 어떻게 교사가 됐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등 분노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