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자에 숨어 여성 집 침입 '트로이 목마' 절도…4000만원 챙긴 중국 남성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한 중국인이 이른바 '트로이 목마' 수법을 이용해 주택가에 침입해 20만 위안(약 4011만 원) 상당의 금을 훔치려다 일주일 만에 붙잡혔다.

지난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자오 씨(46)는 지난 9일 중국 중부 후난성의 한 건물 출구통로로 나무 상자 안에 몸을 숨긴 채 배달원을 고용해 상자를 운반했다. 이는 감시 카메라를 피하려는 조치였다.

자오 씨는 상자 안으로 들어간 후 상자를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여성을 따라가며 "빚을 갚으러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성에게 금고를 강제로 열게 한 후 현재 시세로 20만 위안이 넘는 230g의 금화와 현금 2000위안(약 40만 원)을 훔쳤다.

자오 씨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하도록 그녀에게 수면제를 먹였다. 그녀가 의식을 잃은 후 그는 약 4시간 동안 아파트를 청소하며 증거를 없앤 후 나무 상자로 돌아와 다른 택배 회사에 전화를 걸어 상자를 가져가게 했다.

몇 시간 후 의식을 되찾은 여성은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50명이 넘는 경찰관이 CCTV 영상을 검토하고 목격자를 심문하는 등 대규모 수사가 이어졌지만 처음에는 별다른 단서를 찾지 못했다.

결국 수사관들은 용의자가 나무 상자를 타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들은 중국 동부 저장성에 거주하는 후난성 출신 자오 씨를 추적했다.

경찰은 자오 씨를 추적한 구체적인 방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온라인 댓글에서는 감시 영상, 물류 데이터, 지문, 전화 신호 등이 도움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지난 18일 밤 경찰은 자오 씨를 체포해 후난성으로 데려왔고, 그 과정에서 도난당한 금을 회수했다.

자오 씨는 '트로이 목마' 전술이 TV 드라마에서 영감받은 것이라고 말하며 경찰이 얼마나 빨리 자신을 찾아냈는지 놀랐다고 인정했다.

자오 씨는 현재 형사 구금 중이며 관련 배달원들은 책임을 지지 않았다. 배달 장소나 상자 운송 비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누리꾼들은 "오늘날의 기술은 너무 발전해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가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저장성에서 후난성까지 여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가 아파트에서 보낸 4시간은 기차를 기다리는 데 필요한 시간일 뿐일지도 모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