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학대?…형과 싸운 아들 고속도로에 버린 아빠 "겨우 1.5㎞ 갔다"

고속도로 대로변에 홀로 남겨진 남자아이. (SCMP 갈무리)
고속도로 대로변에 홀로 남겨진 남자아이. (SCMP 갈무리)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차 안에서 형과 싸운 작은 아들을 고속도로에 버리고 간 아버지가 뭇매를 맞았다.

지난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한 아버지가 형을 때린 것에 대한 처벌로 어린 아들을 번잡한 고속도로에 놔두고 간 사건이 논란이다.

해당 사건은 오토바이 여행 인플루언서 A 씨가 SNS에 관련 영상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A 씨는 중국 북서부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의 219번 국도변에서 홀로 서 있는 7~8세로 추정 남자아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A 씨가 남자아이에게 가족과 헤어진 이유를 묻자, 아이는 "아버지가 혼자 떠났다"고 말했다.

A 씨가 아이를 챙기는 장면. (SCMP 갈무리)

이어 아이는 "형이 제게 나쁜 말을 해서 제가 때렸다. 그러자 아버지는 제게 화를 냈다. 아버지가 제게 차에서 내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A 씨는 아이에게 아버지의 연락처를 건네받은 뒤 전화를 걸어 "아들이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홀로 발이 묶여 있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버지는 "알고 있다. 아내가 아들을 데리러 길을 따라 걸어가는 중"이라고 답했다.

아이는 고속도로를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인계됐다. A 씨는 "소년의 아버지 행동은 너무 터무니없었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SCMP 갈무리)

이후 왕씨 성을 가진 아버지는 아들의 SNS를 통해 사과했다. 왕 씨는 "아이를 내려두고 겨우 1.5㎞밖에 가지 않았다. 아이는 A 씨에게 발견되기 전 단 2분만 걸었다"고 해명했다.

또 왕 씨는 아들을 고속도로에 남겨둔 이유에 대해 "어린 아들은 형과 자주 싸웠다. 사건 당일 이미 두 번의 구두 경고를 했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 형을 때렸고, 전 화가 나서 아들을 겁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아들은 "아버지를 화나게 한 건 제 잘못이다. 전 종종 형을 괴롭힌다"며 "저에 대해 관심 가져주셔서 모두 감사하다. 저는 괜찮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제게 잘 대해주신다"며 포장마차에서 바비큐를 먹는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지 온라인에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누리꾼들은 "생물학적 아버지가 맞냐? 사고가 나면 평생 후회할 것", "아이를 처벌할 방법은 많지만 이 아버지는 아이를 위험에 빠뜨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말문이 막힌다" 등 왕 씨를 비난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