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 수색 중 뒷주머니에 여성 속옷 '슬쩍'…홈캠에 찍힌 경찰관[영상]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가택 수색 중이던 경찰이 여성 속옷을 훔치는 장면이 홈캠에 포착돼 결국 처벌받았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하트퍼드셔 경찰서 소속이었던 마르친 지엘린스키(27)는 절도 및 경찰 권한 남용 등 혐의로 지난 18일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았다.

앞서 지엘린스키는 지난해 9월 12일 리앤 설리번의 집을 수색하던 중 속옷을 훔쳤다.

당시 리앤은 자신과 관련 없는 사건으로 체포돼 영국 경찰법에 따라 가택 수색을 받았다. 리앤이 구금돼 있는 동안 그의 남편 그랜트가 홈캠을 확인했다가 지엘린스키의 범행 사실을 알게 됐다.

범행 영상에서 지엘린스키는 다른 경찰관에게 '이 방을 수색했으니 다른 방으로 가서 수색하라'고 신호를 보냈다. 이어 옷장 서랍을 열고 뒤적거리다 분홍색 속옷을 발견하고선 고이 접어 바지 뒷주머니에 넣었다. 이후 서랍장 문을 닫고 태연하게 방을 빠져나가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행동했다.

그랜트는 곧장 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무혐의로 풀려난 리앤은 다른 경찰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지엘린스키가 훔친 자 속옷이 무엇인지 지목해야 했다.

리앤은 "지엘린스키가 자기 집에서 가져온 15개의 팬티 중 내 속옷을 골라내야 했으나, 내 속옷은 없었다"면서 "다른 속옷도 지엘린스키가 훔치지 않았다고 누가 말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어 "화가 나고 두렵다. 속이 메스껍다. '그가 왜 속옷을 훔쳤을까?' '그 속옷으로 뭘 하는 걸까?' '그가 얼마나 더 많은 사람에게 이랬을까?' 끊임없이 생각한다"라며 "이 사건 이후 서랍을 비우고 속옷을 모두 버렸다. 하지만 서랍을 들여다볼 때마다 그가 내 서랍을 뒤지던 장면이 계속 재생된다"고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아울러 리앤은 자폐증을 앓는 13세 딸 역시 이 사건으로 정서적 충격을 받아 경찰을 무서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리앤은 "딸아이 방에는 홈캠이 없으니 경찰관이 뭔가 가져갔으면 어쩌나 계속 걱정한다"면서 "딸은 이제 곤경에 처하면 경찰에 신고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지엘린스키는 지난해 11월 사건 조사를 받던 중 경찰직을 사임했다.

이와 관련 리앤은 "형량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 오랫동안 감옥에 있어야 한다"며 "이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났고, 지난 1년간 악몽을 꾸고 잠 못 이루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트퍼드셔 경찰서장은 "지엘린스키는 주민과 동료는 물론 영국 경찰 전체를 실망하게 했다"라며 "그의 범죄 행위는 경찰 명예를 훼손하고 경찰 서비스가 지켜야 할 가치와 대중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sb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