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크라에 무기 지원 없다"…또 러시아 의식해 '균형 외교'
이스라엘-러, 시리아 둘러싸고 암묵적 협력관계
"무기 대신 방어시스템은 지원 가능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이란제 드론 사용에 대응하기 위해 이란의 적대국이자 친미 국가인 이스라엘에 첨단 방공 시스템 공급을 요청했지만, 이스라엘 측은 이같은 요구를 거부했다. 시리아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암묵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이스라엘이 재차 러시아를 의식해 균형 외교를 택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현지 주재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에 무기 체계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우리의 제한선 안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격형 무기가 아닌 방어적 목적의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은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간츠 장관은 "인명을 구하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최근 몇 주째 이란제 '샤헤드-136' 드론을 이용한 러시아군의 공격이 잦았다. 이란은 러시아에 자국산 드론을 공급했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주재 이란 대사의 자격을 박탈하고 키이우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 수를 대폭 줄이며 이란과 단교를 추진한 데 이어 이스라엘에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란은 이스라엘에 있어 '레드 라인'"이라며 "우크라이나 지원을 주저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제는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개전 전인 지난 2월 초에도 이스라엘에 미사일 방어체계인 '아이언 돔(Iron Dome)' 구매 의향을 밝혔지만, 거절당했다.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의 요구를 거절한 데는 시리아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오랜 적대 관계인데,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시리아에 군대를 파견해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인접국인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군사 시설이 자국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시리아 공습을 강행해 왔다.
이 공습에는 시리아 영공을 순찰하는 러시아 공군의 묵인이 필요하다. 아사드 정권의 배후에는 이란과 손을 잡은 러시아도 있는데, 이란의 지나친 세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해 러시아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을 묵인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시리아를 둘러싼 러시아, 이스라엘, 이란 세 국가 간의 복잡한 셈법 때문에 이스라엘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하면서도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대(對)러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이스라엘이 현 입장을 바꿔 우크라이나를 지지할 경우 단교할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안전보장이사회 부의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스라엘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할 것 같다"며 "매우 무모한 움직임이고, 그것은 우리 국가 간의 모든 외교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적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 기구(IMDO)의 초대 이사인 우지 루빈은 "메드베데프의 위협이 이스라엘에 울려 퍼졌다"며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관계 때문에 중립을 선언했다. 쉽게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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