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전 1등 작품, ○○가 그렸다고?…논란된 작가, 누구길래
- 김송이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이 미술전에서 1등 상을 받아 예술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올해 콜로라도주 박람회의 연례 미술대회에서 제이슨 M. 앨런(39)이 인공지능으로 만든 작품이 1등 상을 수상했다.
앨런은 텍스트를 입력하면 이를 그래픽으로 바꾸는 인공지능 프로그램 '미드저니'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éâtre D’opéra Spatial)을 만들었다. 다른 예술가들은 앨런이 부정행위를 한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앨런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제출할 때 미드저니를 사용했다고 명시했다"며 "아무도 속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는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어떤 규정도 어기지 않고 우승했다"라고 못박았다.
올해 여름 그는 사람들이 미드저니를 테스트해 보는 디스코드 채팅에 초대됐다. 앨런은 수백 개의 그림을 만들어보고 그 사실적인 결과물에 경탄하며 미드저니에 집착하게 됐다. 자신이 어떤 텍스트를 입력해도 미드저니는 다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이 AI 프로그램에 대해 "나는 미드저니가 악마적인 영감을 받은 것처럼 느꼈다. 마치 다른 세계의 힘이 개입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미드저니에 빠진 앨런은 출품 기회를 찾다가 콜로라도주 박람회 미술전에서 '디지털 아트' 부문이 있음을 확인한 뒤 작품을 출품해 우승을 거뒀다.
앨런은 미드저니에게 어떤 텍스트를 입력했는지에 대해서 밝히는 것은 거부했다. 그는 다만 '우주 오페라 극장'이라는 프랑스어가 단서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수상 후 앨런은 미드저니 디스코드 채팅에 수상작 사진을 올렸고, 이는 트위터로 퍼져나가며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트위터에서는 "우리는 눈앞에서 예술의 죽음을 보고 있다", "징그럽다", "AI가 만들어낸 작품을 가지고 본인이 예술가라고 주장하는 건가? 그는 절대 예술가가 아니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며 거센 비난이 일었다.
일부 예술가들은 "AI 작품을 만드는 것이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을 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입력하는 문구에는 여전히 인간의 창의성이 필요하다"며 앨런을 옹호하기도 했다.
주 박람회를 감독하는 콜로라도주 농무부 관계자는 "앨런이 작품을 출품할 때 미드저니의 사용을 밝혔다"며 "이 부문의 규칙은 창작의 일부로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예술적 관행을 허용한다"고 말해 수상작 선정에 문제가 없음을 밝혔다.
이 부문을 심사하는 2명의 심사위원은 미드저니가 AI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후에 미드저니가 AI인 걸 알았어도 앨런에게 상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은 예술가들이 AI가 자신들이 설 자리를 잃게 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에 공감한다고 했다. 하지만 예술가들의 분노는 AI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개인이 아니라, 인간 예술가들을 AI로 대체하기로 선택한 회사들에 향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syk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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