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거난 시위 촉발한 87세 여성, 강제퇴거 닷새 만에 귀가
월세 275% 인상에 쫓겨난 여성, '기존과 비슷한 월세'로 합의
-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스페인 주거난 항의 시위의 상징이 된 87세 여성이 강제퇴거 닷새 만에 집주인 측과 합의하면서 70년간 살아온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24에 따르면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의 변호사 베아트리스 두로는 이날 아바스칼 측과 주택 소유주 측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바스칼은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월세를 내고 마드리드 레티로 지역의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마드리드의 부촌인 레티로 지구에서 70년 넘게 거주해 온 아바스칼은 지난 23일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온 뒤 들것에 실려 강제퇴거됐다.
이후 퇴거 현장을 담은 영상이 확산하면서 아바스칼은 스페인의 치솟는 임대료와 주택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의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아바스칼은 70년간 월세를 꼬박꼬박 내왔지만, 집을 소유한 부동산 회사가 월세를 275% 인상해 2650유로(약 3000달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거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마드리드에서는 시위대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약 100개의 텐트를 설치했고, 전국적으로 수만 명이 시위에 나섰다.
두로 변호사는 이번 합의를 "시민들의 집단 행동이 이끌어낸 결과"라고 평가하며 "이번 합의가 비슷한 주거 분쟁을 강제퇴거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는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아바스칼은 탈진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퇴원하는 대로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페인의 주택난 해결을 요구하는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스페인의 ㎡당 평균 임대료는 지난 10년간 거의 두 배로 올랐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주택 수요와 신규 공급 간 격차를 고려할 때 약 70만채의 주택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주거난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새로운 주택 대책을 마련해 국무회의에 제출할 예정이다.
yeh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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