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모스크바 언제 오나" 러 기자 질문에 "미사일 타고"
대러 미사일 공격 암시하며 조롱성 답변…푸틴과의 회담 장소로 모스크바 거부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 협상을 위해 언제 모스크바에 올 것이냐는 러시아 기자의 질문에 "미사일을 타고 가겠다"며 조롱 섞인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에 따르면 이날 뉴욕에서 유엔 총회 일정을 소화하던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 국영방송 '전러시아 국영 텔레비전·라디오 방송사'(VGTRK) 소속 발렌틴 보그다노프 기자가 언제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냐고 물었다.
메두자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보그다노프 기자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거리에서 다른 기자들과 영어로 대화하며 이동하던 중 뒤따라가며 러시아어로 여러 차례 "볼로디미르 올렉산드로비치(젤렌스키), 언제 모스크바에 옵니까?"라고 외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처음에는 질문을 무시했지만, 결국 보그다노프 쪽을 향해 "미사일 타고"라고 답했다. 이어 비속어로 추정되는 말을 덧붙였지만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은 정상회담을 위해 모스크바를 방문할 뜻이 없으며, 오히려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으로 답하겠다는 취지의 조롱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질문을 던진 보그다노프는 러시아 VGTRK의 뉴욕 지국장으로, 친크렘린 성향 방송에 자주 출연하며 젤렌스키 대통령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해 온 인물이다.
특히 지난 7월 한 방송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두고 서방 자금을 집행하는 '현장 감독' 또는 '중간책'에 비유하면서, 유럽의 돈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대는 미국 군산복합체로 흘러가고 젤렌스키도 그 계약에서 이익을 챙긴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달 초 방송에서도 그는 유럽을 '패배자들'이라고 표현하고 서방의 러시아 고립 정책은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해서도 부패 의혹이 결국 드러날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담판이 필요하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모스크바로 오면 양국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응수해 왔다. 다만 정상급 접촉은 실무자급 협의에서 사전 합의가 도출된 뒤에야 가능하다는 조건을 덧붙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날에도 '러시아 측이 우크라이나와 정상회담 가능성을 논의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가 원한다면 모스크바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필요한 안전 보장은 제공될 것"이라고 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원한다면 모스크바로 올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 같은 크렘린 측의 입장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과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모스크바를 정상회담 장소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면서, 대신 중립적인 제3국에서 회담하자고 맞서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측의 이 같은 공방은 미국이 오는 12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하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이 참석할 경우 현지에서 만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불거졌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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