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간첩 혐의 프랑스인 사면…양국 간 '정치거래설'
EU, 전날 佛 요구로 러 올리가르히 제재 해제…아제르가 佛에 해제 지원 요청
"러시아 측 이해관계가 배경" 관측도…EU 내부선 "위험한 선례" 반발
- 유철종 전문위원
(서울=뉴스1) 유철종 전문위원 =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프랑스 국적자 마르탱 라이언을 사면했다.
이번 조치는 유럽연합(EU)이 프랑스 등의 요청을 받아들여 러시아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알리셰르 우스마노프를 EU 제재 명단에서 제외한 뒤 나왔다.
연쇄적으로 이뤄진 두 조치가 우스마노프 제재 해제를 위해 프랑스의 지원을 요청해온 아제르바이잔과, 아제르바이잔에 수감된 자국민 석방을 추진해온 프랑스 간 거래의 결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이날 자국에서 간첩 활동을 해온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프랑스 국적자 라이언을 포함한 외국인 5명과 자국인 15명 등 수감자 20명에 대한 사면 명령에 서명했다. 사면된 외국인에는 러시아와 이스라엘 이중국적자와 튀르키예 국적자 등도 포함됐다.
라이언은 앞서 지난 3월 아제르바이잔 바쿠 중대범죄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23년 12월 4일 아제르바이잔 국가보안국에 체포됐다. 당시 현지 유한책임회사(LLC) 메르코라마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공소장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측은 라이언이 자국에 파견된 프랑스 대외안보총국(DGSE) 요원들과 접촉하며 기밀 정보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DGSE 요원들은 이후 외교상 기피인물로 지정돼 바쿠에서 추방됐다.
라이언은 아제르바이잔 형법상의 간첩죄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현지에서 복역해 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국적자 라이언의 사면은 아제르바이잔과 프랑스 간 정치적 거래의 일부로 알려졌다.
앞서 프랑스는 아제르바이잔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러시아 철강 사업가 우스마노프를 EU 제재 명단에서 제외할 것을 회원국들에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가 아제르바이잔에 수감된 자국민의 석방과 우스마노프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제르바이잔이 이같은 거래 성사를 위해 프랑스를 압박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아제르바이잔 측이 우스마노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한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우스마노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러시아 재벌로 분류돼온 데다 크렘린궁도 그의 제재 해제를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만큼, 일각에서는 러시아 측 이해관계가 배경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U는 22일 회원국들의 오랜 논쟁 끝에 대러 개인·단체 제재를 3년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우스마노프와 다른 러시아 금융계 거물 미하일 프리드만 등 올리가르히 2명을 제재 명단에서 제외했다. 곧이어 아제르바이잔의 프랑스 국적자 라이언 사면이 뒤따랐다.
이와 관련 일부 EU 회원국에서는 정치적 이유로 제재를 풀어주는 것이 위험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일부 러시아 올리가르히에 대한 제재 해제를 "자멸적이고 역효과를 낳는 신호"라고 비판했다.
cj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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